새가 ‘박치’가 아닌 이유, 뇌에서 찾았다

2020.11.09 10:30
미국 뉴욕대 랑곤메디컬센터 연구팀은 금화조가 노래하는 동안 뇌에서 뉴런의 활동을 기록했다. 그 결과 특정 뉴런에서 1~7.5ms가량 신호 전달이 지연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신호 저달 지연을 이용해 정확한 타이밍에 음을 낸다는 뜻이다. 픽사베이 제공(자료 Cell)
미국 뉴욕대 랑곤메디컬센터 연구팀은 금화조가 노래하는 동안 뇌에서 뉴런의 활동을 기록했다. 그 결과 특정 뉴런에서 1~7.5ms가량 신호 전달이 지연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신호 저달 지연을 이용해 정확한 타이밍에 음을 낸다는 뜻이다. 픽사베이 제공(자료 Cell)

삐비빅- 삐비빅-, 휘요 휘요, 소↗쩍 소↗쩍, 새들은 저마다의 음을 반복하며 지저귄다. 새들이 내는 음들은 몸속에 마치 메트로놈을 가진 것처럼 박자가 일정하다. 최근 새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음을 낼 수 있는 원리가 밝혀졌다.


마이클 롱 미국 뉴욕대 랑곤메디컬센터 교수팀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다양한 노래를 부르는 금화조의 뇌를 관찰했다. 특히 조류의 뇌에서 인지 및 감각 능력을 담당하는 니도팔리움(nidopallium)에 위치한 HVC(High Vocal Center) 영역에 주목했다. HVC는 노래를 듣고 만들어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금화조 5마리의 뇌에 여러 뉴런의 활성도를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바이오칩을 심고, 금화조가 노래를 하는 동안 HVC를 구성하는 45~70여 개의 투사 뉴런(projection neuron)의 활성도를 기록했다. 투사 뉴런은 축삭돌기를 길게 뻗어 멀리 떨어진 뇌 영역의 뉴런과 시냅스를 만들어 신경망을 형성한다.


기록된 자료를 토대로 뉴런이 어떤 순서로 발화하는지 분석해 보니, 특정 뉴런에서 신호 전달이 1~7.5ms(밀리초·1ms는 1000분의 1초)가량 지연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노래의 박자에 따라 신호가 빨리 도착하는 뉴런과 비교적 늦게 도착하는 뉴런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본래 축삭돌기 말단에서 다음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은 150μs(마이크로초·1μs는 100만분의 1초) 이내로 짧다.


연구팀은 포유류에서도 신호 전달 지연을 확인했다. 쥐가 수염을 움직이는 행동을 할 때 운동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신피질 중 한 부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쥐에서도 비슷한 신호 전달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금화조는 3.3ms, 쥐는 3.4ms로 평균 지연 시간도 비슷했다. 이는 다양한 동물의 활동에서 뉴런의 신호 전달 지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롱 교수는 “과거에는 (노래와 같은) 순서가 있는 운동을 위해 뉴런이 제각각 활성화된다고 여겨졌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로 뉴런 사이의 신호 전달시간을 달리해 순서에 맞게 운동을 제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 10월 15일자에 실렸다. doi: 10.1016/j.cell.2020.09.019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