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노벨위원회 예상 적중한 극저온전자현미경

2020.11.07 08:47
역대 최고 해상도로 3차원 분자 이미지 촬영 성공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2017년 노벨 화학상은 세포나 수용액 속 생화학 분자의 구조를 고해상도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해 주는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을 개발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극저온’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용액에 담긴 생화학 분자를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로 급속히 냉각시켜 분자의 움직임을 잠깐 멈추게 한 뒤 정밀하게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이다. 바이러스, 단백질 같은 생체 분자를 원자 수준에 가깝게 자세하게 볼 수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달 5일 이런 극저온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생체 분자 사진을 담았다. 영국 MRC분자생물학연구소 연구팀과 독일 막스플랑크 생명물리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지금까지 극저온전자현미경의 한계로 여겨졌던 3Å(옹스트롬·1Å은 100억 분의 1m) 해상도의 벽을 깨고 1Å 수준의 극도로 세밀한 사진을 촬영하는 데 각각 성공했다. 


스웨덴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017년수상자 발표 당시 극저온전자현미경의 개발에 대해 “머지않아 생명체의 장기나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반응을 원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자 하나의 크기는 약 1Å이다. 이번 연구로 노벨위원회의 예상이 맞아떨어지게 된 셈이다. 또, 당시 노벨 화학상 수상자 가운데 리처드 헨더슨 박사가 MRC분자생물학연구소 소속이었는데, 이번 연구 중 하나가 MRC분자생물학연구소에서 발표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쇼르스 스헤러스 MRC분자생물학연구소 그룹리더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간의 막 단백질인 β3 가바(GABAA) 수용체를 새로운 에너지 필터와 카메라 등을 이용해 극저온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1.7Å의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또 쥐의 아포페리틴 단백질은 이보다 더 정교한 1.22Å의 해상도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호글러 스타르크 막스플랑크 생명물리화학연구소 교수팀은 아포페리틴 단백질 이미지를 1.25Å의 해상도로 얻었다. 지금까지 아포페리틴 단백질의 최고 해상도 기록은 1.54Å이었다. 스타르크 교수는 논문에서 “해상도를 높인 덕분에 극저온전자현미경이 촬영한 3D 이미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 기법을 신약 개발용 분자 구조 설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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