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스픽]봉쇄해제 두고 엇갈린 과학자들

2020.10.16 15:14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루하루가 드라마 같은 연속이지만 이번 주는 정말 파란만장한 한주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가느냐, 아니면 악화로 가느냐를 결정할지도 모를 중요한 움직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중 하나는 미국과 영국 의료와 공중보건 학자들이 주도한 서명운동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그레이트 배링턴에서 시작했다는 뜻에서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으로 불리는 선언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가져올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줄이려면 봉쇄를 풀고 고위험군과 취약층을 집중적으로 보호하는 방식으로 집단 면역에 도달하는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이들은 “코로나19 봉쇄로 아동 예방 접종률 감소, 심혈관 질환 예후 악화, 암 검진 감소, 정신건강 악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그 결과로 수년 내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킬 것이며 결국 사회의 노동자 계급이나 젊은 세대들이 책임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언문은 약 8900명의 전문가가 주도했지만 4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10일 만에 이번에는 이에 정면 반박하는 서한이 국제학술지 랜싯에 공개됩니다. 랜싯이 공개한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과학적 합의,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서한은 과학적 증거에 뒷받침되지 않는 위험한 인식이라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 전 세계 과학자 79명이 서명한 이 서한이 정면 비판한 것은 바로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입니다. 서한 이름은 1850년대 영국 런던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 옆의 정화조 때문에 물이 오염돼 콜레라가 유행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감염병학자 이름을 따서 존 스노우 성명(John Snow Memorandum)’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는 그 어떤 감염병보다 빠르고 쉽게 전파되며, 인플루엔자(독감)보다 사망률이 몇 배 더 높다”며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장기간 증상이 지속하는 ‘롱 코비드(long Covid)’에 시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생기더라도 얼마나 유지되는지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서한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현재의 봉쇄 정책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측 주장은 나름 과학적인 근거들에 입각하고 있습니다.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을 지지하는 측은 봉쇄 효과보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부작용이 가져올 장기적인 문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오랜 바이러스와 투쟁에서 획득한 면역에 대한 신뢰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존 스노우 성명을 지지하는 측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음을, 또 이 새로운 신종감염병 바이러스에 대해 인류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두 주장 모두 과학자와 공중보건 학자들이 뒷받침하는 합리성에 바탕을 둔 것도 사실입니다. 

 

미 백악관은 선뜻 봉쇄 해제라는 편에 섰지만 상황이 이렇다면 더 많은 전문가의 발견과 토론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보건 정책수립자들, 더 나아가 시민사회가 어떤 쪽으로 가야 할지 차분히 또한 꼼꼼히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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