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창의재단 "사업단 해체 보직자 줄이고 수당 깎는다"는데...

2020.09.28 14:34
기관장 리더십 외에 조직 문화·구조 문제 인정...근본 해결은 의문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

최근 이사장이 4연속 중도사임하고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 다수의 임직원 비위가 적발되는 등 내부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기관 쇄신을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재단의 문제가 단지 기관장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 다양한 문화와 구조 때문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하고 보직자 규모를 줄이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또 기관 내외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해 제기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조직 정비를 위해 원론적인 내용을 모아 놨을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창의재단은 창의재단 비상경영혁신위원회가 만든 ‘한국과학창의재단 근본 혁신방안’을 28일 공개했다. 창의재단은 이사장이 4연속 중도사임하고 경영실적 및 내외 청렴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올해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 19명의 임직원이 크고 작은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 데다, 최근까지도 서로를 헐뜯는 내부 투서와 국민청원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이에 기관의 경영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라는 판단에 자구 노력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비상경영혁신위를 구성해 혁신방안을 마련해 왔다.


혁신위는 이날 공개한 24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 재단의 위기가 기관장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기관의 역할과 책임(R&D), 인력구성, 조직문화, 사업체계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가 누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먼저 기관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발성 소규모 과제 수탁이 많아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며 투자와 역량이 분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직 구조가 사업 부처 맞춤형으로 구성돼 독자 운영되다 보니 분절적이고, 의사결정구조가 일부 보직자에게 집중돼 위계가 강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문기능도 유명무실했다.


기관 운영에서는 인사에 원칙이 없어 피로감이 극대화돼 있고 기관장과 보직자 중심의 인사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점이 지적됐다. 경영진의 소통 능력 부재로 노사 상호 신뢰도 원활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대비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사내 정보통신기술(ICT)이 노후화돼 업무효율성도 낮다는 점도 지적됐다.


사업도 문제였다. 관리시스템이 낙후됐고 불투명했다. 특정연구기관으로 지정됐음에도 정책 개발 기능이 약했으며 관련 인력 확충도 없었다. 


혁신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관 역할과 책임(R&R)을 과학을 중심으로 재정립하고 수탁 사업 중심의 현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장기 사업 계획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과학문화사업 등 소규모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데에서 탈피해 기획 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조직은 기존의 4단 체제를 해체하고 1부 9팀 1연수원 체제로 작고 수평적으로 바뀐다. 보직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간부진의 직책수당도 줄였다. 중대비위가 발생할 경우 한 번에 바로 엄중처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윤리경영을 확립할 방안도 제시했다.


인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보를 제한하고 인사교류를 추진하는 등 개방형 인사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IT시스템 역시 개편해 사업관리 효율을 높이고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조향숙 창의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현재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단의 큰 구성과 역할은 그대로 둔 채 원론적인 개선안을 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과학문화확산 활동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주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판, 과학문화와 교육이라는 매우 다른 주제를 한 기관에서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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