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공개한 야심 기술 탭리스 배터리는 무엇인가

2020.09.23 12:35
나선형으로 꼬아서 지붕 쌓는 듯한 형태(shingled spiral)’로 만들어진 탭리스 배터리. 테슬라 제공
나선형으로 꼬아서 지붕 쌓는 듯한 형태(shingled spiral)’로 만들어진 탭리스 배터리. 테슬라 제공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23일 개최됐다. 배터리데이는 테슬라가 새로 개발한 배터리 기술과 생산 계획 등을 공개하는 자리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와 주식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기 자동차의 주행거리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탭리스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밝혔다.


탭리스 배터리는 전원 공급 장치와 배터리를 연결하는 ‘탭’을 제거한 배터리다. 탭은 전자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는데, 탭리스 배터리는 면 전체를 도체로 활용해 전자를 이동시킨다. 전자가 면 전체를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낮은 저항과 열 분산의 효과가 있다. 공정 과정에서 탭을 부착하는 과정도 생략된다. 


테슬라는 이 원통형 배터리에 4860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앞의 숫자 2개는 지름을, 뒤의 숫자 2개는 길이를 뜻한다. 기존에 테슬라는 LG화학과 파나소닉 등이 공급하는 2170 배터리를 사용해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에 비해 5배 더 많은 에너지 용량과 6배 높은 출력을 가졌다. 이에 따라 주행 거리도 최대 16%가 늘어난다. 

 

이상민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에너지 밀도가 늘어난 것이 아닌 용량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국내 화학 회사 소속 배터리 전문가는 "기존 배터리보다 4~5배 커지는 셈"이라며 "보통의 배터리는 크기가 커지면 충방전 때 열이 많이 발생하고 탭에서 그 열을 커버하지 못하면 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탭리스 배터리는 탭이 없다. 이에 따라 탭에서 발생하는 출력 손실이 없다. 전문가는 "사이즈가 커지면서 설계가 잘되면 오히려 출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루 바글리노(왼쪽) 테슬라 부사장과 일론 머스크(오른쪽) CEO. 유튜브 라이브 캡쳐
드루 바글리노(왼쪽) 테슬라 부사장과 일론 머스크(오른쪽) CEO. 유튜브 라이브 캡쳐

실제 테슬라는 특이한 배터리 설계방식을 적용했다.  테슬라 동력·에너지 부문 수석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배터리 출력을 전자 이동경로를 더 짧게 만들어 높였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안에는 양극판과 음극판이 있고, 이 판들의 재료로 포일이 쓰인다. 이를 ‘나선형으로 꼬아서 지붕 쌓는 듯한 형태(shingled spiral)’로 만들어 전자 이동경로를 좁혔다는 것이다. 


바글리노 부사장은 “레이저를 이용해 이 같은 패턴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기존 250mm 길이였던 전자의 이동통로를 50mm 더 짧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전자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였기 때문에 배터리가 커져도 더 큰 출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용량 증대는 건식 전극공정을 도입해 실현했다. 건식 전극 공정은 포일을 용액에 녹여 도포 후 건조하는 방식 대신 미리 건조시켜 기판에 부착시키는 방식이다. 테슬라는 이 방법을 통해 전극을 더 두껍게 만들어 배터리 에너지 용량을 늘렸다.


테슬라는 탭리스 배터리와 관련해 지난 5월 특허를 출원했으며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머스크 CEO는 "우리는 적당한 가격의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며 "배터리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배터리를 가지고 내연기관을 가진 기존 상용차와 동일한, 현재 가격의 절반 수준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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