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동맹휴학 이어간다…국시 거부 지속 여부 곧 결정

2020.09.11 14:44
정부 "의대생들 자유의지...추가 시험 검토 필요성 떨어져"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 연합뉴스 제공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 연합뉴스 제공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집단행동 중 하나로 택했던 동맹휴학을 이어 가기로 결정했다.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거부 지속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번 주 내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 대표들이 모여 전날 오전 10시부터 단체행동 지속 여부를 논의한 결과, 동맹휴학을 이어 가기로 결정했다. 전국 40개 대학 학생회장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동맹 휴학 중단 안건은 60%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화여대와 한양대 등 24곳이 중단 반대, 고려대와 서울대, 연세대 등 13곳이 찬성, 성균관대 등 3곳이 기권표를 행사했다. 


의료계는 그동안 정부의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4가지 정책에 반대하며 파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의료계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와 여당,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극적으로 파업종료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문 도출 이후에도 파업을 이어오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9일 전공의 전원 복귀 결정을 내리며 파업 수준을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조직인 의대협도 단체행동을 이어 나갈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지난 8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학생회가 올해 의사 국시를 치러야 하는 본과 4학년 150명을 대상으로 국시거부 동의여부에 대해 물었는데, 응답자 120명 중 81%에 해당하는 97명이 계속 국시를 거부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의대생 4학년들이 이대로 국시를 보지 못한다면 1년을 꿇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시를 통과해야 병원에서도 인턴으로 고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맹휴학 이어간다...국시 거부 지속여부도 곧 결정"


의대협은 이런 상황에서 전날 논의 끝에 동맹휴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의협과 정부와 여당간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합의안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협과 협의한다는 게 골자다.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 구제 관련 내용은 없다. 본과 4학년의 국가고시 응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휴학을 멈출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40개 대학 학생회장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동맹 휴학 중단 안건은 60%의 반대로 부결됐다. 동맹휴학은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 3년까지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다니는 학교에 각자 휴학계를 제출하는 것이다. 의대협은 지난 7일 전국 의대생 1만58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81.22%가 ‘개인의 책임을 인지했으며, 단체 행동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의예과 4학년은 현재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국시를 거부하고 있다. 국시는 이미 지난 8일 시작됐다. 의대협이 동맹 휴학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관련된 입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협은 현재 의예과 4학년을 대상으로 국시 거부를 두고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시 거부 지속 여부는 이번 회의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이번 주내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는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의협은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시하지 못해 피해를 본다면 총궐기대회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대전협도 의대생 구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구체적인 구제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에 추가 시험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자유의지로 시험 거부...추가시험 검토할 필요성 떨어져"


하지만 정작 국시 거부 의대생에 대한 구제책 요구 등 의대협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다. 정부는 우선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에 응시하겠다는 의견을 표시하라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0일 “의대생들이 자유의지로, 스스로 시험을 거부하는 상황에서는 추가시험을 검토할 필요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본다"며 "만약 검토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공정성을 고려해 국민적인 합의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달 9일에도 “어제도 얘기했지만 의대생들은 현재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고 여러 이야기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가시험에 응시를 하겠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받은 바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시험의 추가적인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 자체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대협의 공식적인 요구 사항이 제시돼도 이를 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반장은 “국가시험은 수많은 직종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기 때문에 국가시험의 추가접수는 이러한 다른 이들에 대한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의대생 구제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2.4%로 나타났다.


정부에 따르면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 총 응시대상 3172명 중에 현재 446명, 14%의 인원이 응시할 예정이다. 미응시 인원은 2762명이다. 역대 실기 시험에서 가장 작은 규모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