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의무화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는데…

2020.08.25 23:45
보건당국 "의학적·보건학적 근거 없지만 만약을 대비한 것"
15일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5일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4일 서울시를 포함한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중 12곳이 행정명령을 내려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 사적 공간을 제외하고 실내 모든 공간에서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내용이다. 실외에서는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식사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행정명령을 어길 경우 10만 이하의 과태료를 지자체에 납부해야 한다. 경기도는 감염병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의 뜻도 밝혔다.


이런 행정 명령을 두고 일부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외에서까지 마스크 착용을 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25일자 보도(거리서도 마스크 의무화에… 의사들 "의학적 근거없는 어리석은 일")에서 행정 명령이 남발되고 있다며 일부 의사들의 말을 빌어 마스크 실외 착용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침방울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 밀폐, 밀접, 밀집의 3밀의 실내 공간에서는 확진자가 뿜어낸 침방울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을 정도로 고정돼 있으나 실외에서는 공기 흐름이 강해 순식간에 침방울이 흩어진다. 


방역당국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원칙적으로 실외의 경우 환기라든지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2m 거리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것이 의학적·보건학적으로는 맞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달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실외·야외공간에서는 2m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우에는 쓰지 않아도 된다”며 길거리나 야외에서 걷기나 산책, 자전거 타기 등 활동할 때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가능한 경우에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다만 실외에서의 2m 거리라는 것이 혹시라도 지켜지지 않을 상황을 가정해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대도시 지역 같은 경우는 실외라 하더라도 그때 본부장께서 얘기하신 대로 2m의 거리 이내로 접근이 가능한 경우도 인구밀집도에 따라서는 매우 높은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실외라 하더라도 실외에서의 2m 거리두기가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이 더 많다고 판단이 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서 그것을 존중해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현 단계에서는 필요하다고 그렇게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외에서 걷거나 뛰는 확진자를 통해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실외에서 침방울 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존재한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연구팀은 자전거를 타거나 뛰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침방울이 속도에 따라 최소 10m에서 최대 20m까지 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4월 내놨다.


전문가들도 예방적 차원에서 가리개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애론 글라트 미국 마운트시나이병원 역학과장은 지난 4월 CNBC와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실외에서 매우 빠르게 사라지지만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실외에서 취할 수 있는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포기하란 의미는 아니다"며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공공 장소에 있을 때는 얼굴 가리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글라트 과장은 "옆에서 달리기하는 사람이 지나가면 공간을 넓게 두고 지나치는 게 좋다"며 "굳이 가까이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영준 한림대 의대 사회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실외에서도 밀집도가 높은 곳이 있을 수 있다"며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면  이런 상황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연구로 실외에서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증명되진 않았지만 침방울이 공중에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막자는 의미다. 방역당국도 이와 비슷한 의중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방역당국은 가림막 등 마스크 이외의 다른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을 해오고 있지만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장은 “우리의 문화가 또 여러 가지 식사 때 음식이 공유되는 특성이라든지, 또 조리과정에서 한 식탁에서 개개인을 구분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은 현재로서는 음료나 음식을 섭취할 때 이외에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유일한 강력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