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 마스2020 ‘인내’와 ‘끈기’로 흙 가지러 떠납니다

2020.08.08 10:00
30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NASA 제공
30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NASA 제공

※편집자 주. 미국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인 ‘퍼시비어런스’를 실은 ‘마스 2020’이 7월 30일 오전 7시 50분(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화성으로 향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우주선이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안전 모드 상태로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래 기사는 ‘마스 2020’이 발사되기 전 취재가 이뤄졌음을 알려드립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화성 표면에 탐사선을 성공적으로 착륙시킨 유일한 나라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미국의 우주 개발을 이끄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7월 ‘마스(Mars) 2020’을 보내 다시 한번 화성의 문을 두드린다. 계획대로라면 현지시간으로 7월 30일 오전 7시 50분(한국시간 7월 30일 오후 8시 50분) 지구를 출발해 2021년 2월 18일 화성 표면 북위 18.4도, 동위 77.5도에 위치한 예저로(Jezero) 크레이터에 로버(이동형 로봇)인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를 내려 놓는다.

 

 

카메라 23대로 샅샅이 훑는다

 

높이 3m, 무게 1,025kg. 자동차에 육박하는 크기의 퍼시비어런스. NASA 제공
높이 3m, 무게 1,025kg., 바퀴지름 52.5cm 크기의 퍼시비어런스. NASA 제공

마스 2020의 목표는 화성의 지형을 탐사하고 각종 실험을 진행해 화성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모양의 탐사 로버인 퍼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퍼시비어런스의 외형은 2012년 화성에 착륙해 지금도 임무를 수행하는 ‘선배’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와 닮았다. 큐리오시티의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만큼 사실상 큐리오시티의 하드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업그레이드한 점이라면 바퀴 지름을 50cm에서 52.5cm로 키웠고, 바퀴를 두껍게 만들었다. 큐리오시티에서 탐사 중 바퀴가 계속 손상되는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퍼시비어런스는 동력으로 MMRTG(다중 임무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를 탑재했는데, 이 역시 큐리오시티와 동일하다. MMRTG는 원자력 전지로, 수명이 약 14년으로 길다. ‘소저너’ 등 초창기 로버는 태양전지를 사용했지만, 덩치가 커진 큐리오시티부터는 태양전지로 충분한 동력을 낼 수 없어 원자력 전지로 바뀌었다. 


MMRTG는 방사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38이 내놓는 열에너지를 열전소자가 전기로 바꾸는 방식이어서 효율이 최대 6% 수준이다. 15~20%인 태양전지 효율에는 못 미치지만 수명이 길고 모래폭풍 등 극한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어 장기 화성 탐사에 적합하다. 


퍼시비어런스에는 카메라가 총 23대 장착돼있다. 카메라 17대로 화성의 지형과 토양의 성분을 분석했던 큐리오시티에 비해 이 역시 업그레이드된 점이다. 퍼시비어런스의 메인 카메라인 마스트캠(Mastcam)-Z는 줌 기능을 탑재해 화성의 지형과 성분을 고화질로 촬영할 수 있고, 이는 화성의 대기와 표면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캡슐에 흙을 담아라

 

퍼시비어런스가 착률할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 (Jezero Crater). NASA 제공
퍼시비어런스가 착률할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 (Jezero Crater). NASA 제공

마스 2020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과거에 생명체가 살았던 흔적을 찾거나 현재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물의 존재나 흔적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큐리오시티가 여러 과학 장비를 동원해 물의 흔적을 찾은 결과, 과거 화성에는 물이 많았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었음이 확인됐다. 


화성에서 물이 지구의 호수나 강, 바다처럼 표면에 존재하면 좋겠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화성 표면은 황량한 사막 그 자체다. 따라서 퍼시비어런스는 물의 흔적을 찾기 위해 슈퍼캠(SuperCam)으로 토양의 고화질 사진을 찍어 퇴적층을 분석하거나, 로버의 로봇팔에 달린 셜록(SHERLOC)을 이용해 유기물의 특성을 분석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특히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의 자취가 남아있을 법한 토양을 발견하면 이를 채취해 시료 보관함 ‘캐시(Cache)’에 담아 보관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 안타깝지만 아직 현재 과학기술로는 로버가 지구로 보낸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알아낼 수 없어서다. 


가령 어떤 물체가 탄소로 이뤄졌는지는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측정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물체가 값싼 석탄 덩어리인지 비싼 다이아몬드인지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화성에서 유기물질을 이루는 원소를 발견하더라도 그것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이것이 생명체의 흔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퍼시비어런스가 이렇게 시료를 찾아 캐시에 보관해 놓으면 향후 ‘화성 시료 귀환(MSR‧Mars sample return)’ 프로젝트를 통해 이 캐시를 지구로 가지고 온다. 화성 시료가 담긴 캐시를 가지고 돌아오는 임무는 2030년대 초까지 세 단계에 걸쳐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화성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가지고 오는 임무는 2010년대 초에 처음 제안됐다. 임무가 완벽하게 끝나려면 2030년대 초까지 20여 년이 걸리는 셈이다. 


이처럼 우주 탐사는 긴 호흡으로 천천히 이뤄지는 임무가 대부분이다. 참을성과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퍼시비어런스라는 로버의 이름이 이런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성격과도 꼭 맞는다.

 

최초의 드론 비행 테스트에 나서다

 

 

마스 2020은 향후 화성 유인 탐사를 준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을 실제 화성 표면에서 테스트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마실 물도 없고, 대기는 이산화탄소로 이뤄진 화성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다. 대기 밀도가 낮고 자체 자기장이 없어 우주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영화 ‘마션’처럼 인간이 화성에서 오랜 시간 살거나 정착하려면 당연히 물과 공기 등 갖춰야 할 조건이 많다.


퍼시비어런스에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는 변환장치인 목시(MOXIE)가 탑재돼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로 이뤄진 화성의 대기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실험이 진행된다. 목시는 이산화탄소 두 분자를 전기분해 해 일산화탄소 두 분자와 산소 한 분자를 만들어낸다(2CO2→2CO+O2). 시간당 약 10g의 산소를 만들어낸다. 사람이 하루에 약 1만1500L의 공기를 사용하는 만큼 목시가 만들어내는 산소는 미량에 불과하다. 


마스 2020 임무에서는 인류 최초로 지구를 제외한 다른 행성에서 비행체를 날리는 실험도 진행된다. 대기가 희박해서 지구의 0.006기압밖에 되지 않는 화성 표면에서 헬리콥터 드론인 ‘인제뉴이티(Ingenuity)’를 날리는 시험은 기술적으로 새로운 도전이다. 인제뉴이티는 우리 말로 독창성이라는 뜻이다.


인제뉴이티는 퍼시비어런스가 화성에 착륙하고 나면 60~90일 뒤에 전개된다. 대기압이 매우 낮은 화성에서도 날 수 있도록 날개 회전 속도가 2400rpm(분당 2400번 회전)으로 매우 빠르게 설계됐다. 하루에 약 90초 동안 날 수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이상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인제뉴이티는 화성 표면으로부터 3~10m 고도로 낮게 비행하도록 설계돼 비행시험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화성 표면도 촬영한다. 표면에서 가까운 만큼 궤도선에서 찍는 것보다 훨씬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제뉴이티는 로버의 주변을 순찰하며 로버를 최적의 경로로 이끄는 역할도 맡았다. 


1958년 NASA는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고, 1996년에는 처음으로 무인 탐사선인 소저너를 화성으로 보냈다. ‘위대함에 도전하라(Dare Mighty Things)’라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구호처럼 이번에도 인제뉴이티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기술에 도전하는 것이다. 


인제뉴이티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라이트 형제가 지구에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날렸던 것만큼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지금 기술로 퍼시비어런스 같은 로버는 하루에 화성 표면을 100m 정도 이동할 만큼 느리게 움직이는데, 화성에서 드론이 날 수 있다면 로버의 이런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화성 탐사 영역을 넓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마스 2020의 발사 디데이가 가까워질수록 긴장과 설렘이 커지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화성 탐사에서 알아낸 지식과 경험을 끌어모아 이번에는 화성 지표의 시료를 가지고 오기 위한 첫걸음을 뗀다. 그간 물의 흔적을 찾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외계 생명체 발견이 목표다. 마스 2020이 담아 놓을 화성 시료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출처 사이언스 / 과학동아DB 

※필자소개

전인수.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항공우주 및 원자력 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2000년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합류하여 현재 NASA JPL 우주환경그룹장을 맡아 행성 탐사 연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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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 8월호 ] 2020 화성 탐사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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