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공기 감염 있었다”

2020.07.31 14:34
미국 하버드대와 일리노이공대 연구진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13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13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취재진들이 모여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일본의 대형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과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총 70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다이아몬스 프린세스호 집단감염은 공기중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미세 비말에 의한 감염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와 일리노이공대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선실과 복도, 공동시설 구역에서 공중에 수분 이상 오래 떠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미세 비말에 의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파햄 아지미 하버드대 연구원이 주도한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물리적 공간과 감염 사례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선박 전체에 어떻게 확산됐는지 2만회 이상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각 시뮬레이션은 사회적 상호작용 패턴과 갑판이나 카페테리아 등에서 사람들이 보낸 평균 시간, 바이러스가 물체 표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간 등 다양한 변수가 적용됐다. 또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보다 작은 크기의 비말의 부유 상태, 더 큰 크기의 비말이 물체 표면이나 사람들의 눈·코·입에 내려앉을 확률의 기여도 등도 고려됐다.  

 

2만회 가량 진행한 시뮬레이션 중 130건은 실제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발생한 전파 진행 양상을 재현했다. 연구진은 이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분석해 각 전파 경로에 대한 기여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미세한 비말이 우세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와 몇 야드(수 미터) 내에서 밀접 접촉하거나 이보다 더 떨어진 곳에서 약 60%의 신규 감염이 유발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지미 연구원은 “많은 과학자들이 공기 감염을 주장했지만 정확한 수치를 지금까지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는 적어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에서 공기 감염이 어느 정도 일어났는지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공기 감염의 논리는 간단하다. 사람이 말을 할 때 배출하는 비말은 몇 분 이상 공기중에 떠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이는 흡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점막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어로졸에 섞인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는 폐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브렌트 시티븐스 일리노이공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학 캠퍼스나 사무공간, 식당처럼 밀집한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리뷰를 거친 것은 아니지만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7월 초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기 감염 가능성을 제시하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수정하라는 공개 서한을 보낸 뒤 WHO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가 가능하다면 밀폐된 건물의 잦은 환기와 통풍이 잘 이뤄지도록 방역 수칙 조정이 필요하다. 실내에서도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강조돼야 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줄리안 탕 영국 레스터대 호흡과학과 명예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다양한 전파 경로를 비교 연구한 첫 시도”라며 “특히 에어로졸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탕 교수는 또 “당신이 만일 내가 먹은 음식의 냄새를 맡았다면 바이러스 입자와도 접촉한 것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연구자도 마치 마늘빵을 먹었을 때 주변에서 마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공개한 연구진은 수학 모델링을 통해 이같은 ‘마늘빵 효과’를 바탕으로 건물 내에서 환기를 잘 시키면 바이러스 전파가 감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어로졸 형태의 작은 입자는 호흡할 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더 먼 거리에서 전파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론도 존재한다. 조지 러더포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샌프란시스코) 역학과 교수는 “대다수 전파는 비교적 입자가 큰 비말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에어로졸 전파는 기존 감염 사례 분석 결과와 불일치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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