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탐사선도 못보내는 반쪽짜리 로켓 개발 제자리 찾았다

2020.07.28 16:33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 정각, 나로호가 발사되는 모습. 나로호는 발사당시 피해보상을 위해 보험에 들었다.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 정각, 나로호가 발사되는 모습. 상단 고체엔진이 장작됐지만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고체엔진 활용에 제한이 많았다. 동아사이언스DB

한국은 202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로켓인 한국형 발사체(KSLV-2) 누리호를 쏘아올린다.

누리호는 1.5t 무게의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로, 지난 2010년부터 1조 9572억원을 들여 개발되고 있다.  한때 정부는 한국형발사체에 달궤도선과 달 탐사선을 실어 보내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지금은 하지만 지금의 성능으로는 달 탐사선과 궤도선을 실어나르지 못하거나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공산이 크다.

 

그동안 우주발사체에 사용하는 고체연료 로켓을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걸려 개발에 제약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에 맞서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늘리기 위해 지침 개정을 수 차례에 걸쳐 추진해왔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과 전화회담을 통해서 국내에서 개발하는 모든 미사일의 탄두중량 제한을 없애기로 합의하면서 800km를 초과하는 고체 로켓 개발에 대한 제한만 남았다. 하지만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을 제한하는 독소조항에 대한 개정은 그대로 남았다.   새 미사일지침이 채택되기 전까지 우주로켓 개발에 필요한 고체로켓의 총추력에 제한을 두어왔다.

 

추력은 로켓이 중력을 이기고 물체를 우주로 밀어내는 힘으로 로켓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한국이 제조할 수 있는 고체로켓의 총추력은 100만파운드·초 이하로 제한되고 있다. 500㎏의 물체를 300㎞ 이상 운반할 때 필요한 힘과 맞먹는다. 이는 2012년 지침이 개정되기 전 사거리 300㎞ 미사일에 적용되던 기준이다. 통상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려면 5000만~6000만 파운드·초가 필요한데, 이를 50분의 1 또는 60분의 1 수준에서 묶어둔 것이다. 2013년 발사한 나로호 상단에 사용된 고체로켓도 이 기준에 맞는 8t급 추력을 갖추지 못해 100㎏짜리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힘밖에 내지 못했다.

고체로켓은 구조가 간단하고 제작비가 싸지만 큰 힘을 낸다. 하지만 군용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하다 보니 한·미 미사일 지침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이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는 75t과 7t의 액체로켓을 쓴다. 액체연료 로켓은 고체로켓에 비해 제어가 쉽지만 순간 추진력이 약한 단점이 있다. 지금의 한국형 발사체로 38만㎞ 떨어진 달에 착륙선과 궤도선을 동시에 보내려면 고체로켓을 추가로 붙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준이라면 고체로켓 외에도 액체로켓을 추가로 붙여야 하는 실정이다.

 

로켓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미사일 지침이 계속 유지되는 한 한국은 액체로켓에만 의존하는 반쪽짜리 로켓 개발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이전에도 수차례 미사일 사정거리와 탄두 중량을 확대하는 개정이 있었지만 우주발사체의 곷로켓 활용에 대한 논의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2012년 개정 협상에서는 미사일 사거리를 800㎞ 늘리는 데 그쳤다. 우주발사체는 액체로켓은 사거리와 탑재 중량에 제한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고체로켓은 100만파운드·초 이하로 제한해왔다. 소형위성 빼고는 고체로켓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남겨 놓은 것이다. 고체로켓 추력을 늘려 한국형 발사체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온 것이다. 

 

반면 미국의 우주왕복선을 비롯해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로켓인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도 고체 보조로켓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 역시 엡실론 로켓과 M-V 로켓, 유럽의 베가, 인도의 PSLV 로켓도 고체 로켓을 쓰고 있다.

 

이번에 고체연료 사용이 허용됨에 따라 앞으로 우주로 쏘아 올릴 발사체의 개발 및 생산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과 연구소, 대한민국 국적의 모든 개인은 액체연료뿐 아니라 고체연료와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 발사체를 아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개발하고 생산, 보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청와대에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른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제한 해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청와대에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른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제한 해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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