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노래방·실내 스탠딩공연장 콘서트장은 왜 코로나19 고위험 시설됐나

2020.05.22 21:08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이태원 유흥밀집 거리를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이태원 유흥밀집 거리를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클럽과 룸살롱, 감성주점과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등 9종의 시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분류하고 세부적인 방역 수칙안을 마련해 관리하기로 했다. 종교시설과 학원, PC방 등은 중위험시설로 분류됐다. 정부는 시설의 특성에 따라 위험도를 유동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달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는 고위험시설에 대한 핵심방역수칙을 마련하고 이행력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회의에서 수립된 ‘고위험시설 선정기준과 대상시설, 핵심방역수칙안’을 발표했다.

 

최근 클럽과 코인노래방 등 감염 전파에 유리한 환경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면서 시설에 따라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 총괄조정관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이 자율권고 성격이라 위험도가 높은 시설의 세부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현장에서 준수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 회의를 거쳐 코로나19를 전파하는 요소에 따른 지표를 마련했다. 정부는 이날 고위험시설 선정기준으로 공간의 밀폐도와 밀집도, 활동도, 군집도, 지속도, 관리도 등 6가지 위험지표를 제시했다. 시설별 위험도를 평가해 고위험시설과 중위험시설, 저위험시설로 구분하기로 했다.

 

정부는 환기가 가능한지 여부와 이용자들 간 거리가 얼마나 떨어질 수 있는지, 이용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용자가 머무는 시간은 얼마인지를 평가한다. 노래방과 같은 침방울이 많이 튈 수 있는 행동을 하는지와 방역 수칙을 실제로 준수하는게 가능한지도 판단한다.

 

지표별로 0~2점의 점수를 매긴 후 점수가 높으면 시설은 코로나19 전파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예를 들면 공간에서는 환기가 불가능하면 2점, 일정 수준의 환기가 가능하면 1점, 상시 환기가 가능하면 0점을 매기는 식이다.

 

정부는 이런 기준으로 클럽과 룸살롱 같은 유흥주점과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단란주점, 콜라텍, 헬스장 내 실내집단운동, 실내 스탠딩공연장, 대규모 콘서트장 등 9종의 시설이 고위험시설로 구분됐다.

 

고위험시설별로 반드시 지켜야 할 방역 수칙안도 마련했다. 유흥주점 사업주는 출입자 명단을 만들고 손님의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 종사자는 마스크를 쓰고 영업 전후로 소독해야 한다. 방역관리자를 지정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유흥주점 손님도 이름과 전화번호를 정확히 써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증상 확인에 협조해야 한다.

 

정부는 사업주와 이용자에게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행정조치를 시행한다.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점검단을 꾸려 점검한다.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시설 사업주와 이용자에게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집합금지 조치도 내릴 수 있다.  다만 시설이 위험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중위험시설로 조정하는 세부 지침도 마련하고 있다. 

 

클럽발 집단감염에서 추가 감염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학원과 PC방 등은 중위험시설로 분류됐다. 방역당국은 시설마다 환경이 다 다른 만큼 시설을 점수로만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조정관은 “거의 우리 모든 삶의 현장의 장소들을 분류하고 평가를 해야 된다”며 “대표성을 갖출 수 있는 해당 시설의 위험을 최대한 객관화시키기 위해서 점수화했고 점수에 따라 분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해 온 종교시설도 중위험시설로 분류됐다. 김 총괄조정관은 “종교시설도 초보적인 이러한 분류에 의하면 중위험시설”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지난 사례에서 보듯이 폭발적인 감염의 확산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의 경우 확진자가 방문해 예배를 봤는데도 두 군데서 전혀 양성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사례들을 지켜봤을 때 모든 개별적인 시설들에 대한 완벽한 평가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개별적으로 보면 어떤 특정한 장소는 중위험시설이지만 고위험이 될 수도 있다”며 “고위험시설도 예를 들면 입장객을 제한한다든지, 충분히 환기하는 여건을 갖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든지와 같은 조치를 통해 중위험시설로 하향 지정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융통성을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서울 성동구에선 이달 15일부터 노래방 이용자가 QR코드를 찍어 전자명부를 써야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기도 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명단 보존 기간은 역학조사에 필요한 기간 등을 고려해 4주로 잡는 방안도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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