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로 시달리는 영산강 가치가 年3150억원?

2014.02.05 18:00

  지난해 8월부터 영산강은 녹조로 몸살을 앓았다. 환경부가 10억 원을 투입해 다양한 녹조방제기술 사업에 나섰고, 최근 광주시에서도 3억 원을 들여 천적 배양장치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물 흐름을 막았기 때문에 조류가 크게 번식하게 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영산강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 지역 곳곳이 이 같은 환경문제를 겪고 있다. 이는 사전에 자연환경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과학자들이 ‘에머지’라는 개념을 도입해 자연환경의 가치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한국해양학회지’에 발표된 부경대 생태공학과 강대석 교수의 영산강 하류의 생태계 평가다.

 

  에머지는 1983년 미국의 생태학자 유진 오덤이 정의한 개념으로 에너지(energy)와 기억(memory)의 합성어다. 한 가지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에너지의 총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자연환경을 평가할 때 생태계 전체를 고려하자는 ‘시스템적’ 사고방식이 중시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에머지 평가가 활발해지고 있다.

 

  강 교수는 태양, 바람, 비, 하천, 바다, 인근 주민들의 어업 등 다양한 구성요소들 간의 에너지와 물질, 화폐의 흐름을 화살표로 연결해 ‘다이어그램’을 만든 후 이들 각각의 에머지 크기를 계산해 일의 단위를 구하고 이를 우리 돈 가치로 환산했다.

 

에머지를 계산하기 위해 작성한
에머지를 계산하기 위해 작성한 '에너지 시스템 다이어그램' - 한국해양학회지 제공

  그 결과 영산강에 유입되는 총 에머지는 연간 9해4200경seJ(1seJ는 1J의 일을 하는 데 필요한 태양에너지량)이었다. 그리고 영산강 생태서비스의 에머지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연간 약 3150억 원이었다. 여기에는 사람들에게 주는 자연의 심미적 기능 1798억 원, 어업생산 기능 1001억 원 등이 포함됐다.

 

  강 교수는 “영산강 생태계가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에머지 평가 결과는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회복하기 위한 정책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낙동강이나 섬진강, 한강 유역이나 갯벌 등의 평가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