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사업 항우연 연구원들 "연구수당 일부 못 받아" 임금체불 소송

2020.05.14 01:45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한국 달 탐사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연구수당 일부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항우연 달탐사사업단 소속 연구원 16명은 지난해 1~5월 달탐사 사업 연구과제를 수행했음에도 이 기간 연구수당 1억 304만 5160원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달 24일 대전지방법원에 임금 청구 소송을 냈다.

 

항우연은 연구수당 미지급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연구수당 미지급이 이뤄진 5개월은 달탐사사업단과 우주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점검평가단이 달탐사 사업 지연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던 때다.

 

달 탐사사업은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하고 2022년까지 발사해 달 탐사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당초 2025년 궤도선과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했다가 박근혜 정부가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를 펄럭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발사 일정을 앞당겼다. 하지만 달 궤도선 개발부터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달 궤도선 발사 일정이 2020년으로 변경됐다가 당초 계획한 궤도선 중량에 맞춰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며 궤도선 설계와 발사 궤도가 수차례 변경되며 발사도 2022년 7월로 일정을 늦췄다.

 

달 탐사 개발사업 추진위원회는 점검을 진행한 기간 동안 실질적인 연구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인건비와 연구수당을 제외한 내용으로 협약용 연차실적계획서를 작성해 지난해 6월 승인을 받았다. 항우연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달탐사 사업 추진위원회에서 (미지급이)결정된 만큼 절차에 문제가 없다”며 “항우연은 협약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연구원들의 인센티브(연구수당)를 지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건비는 달탐사 과제 인건비 대신 항우연에서 주는 출연금 인건비를 통해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수당은 과제 인건비에 대해서만 20%까지 책정 가능하다.

 

한국은 2020년 미국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 팰컨9으로 시험용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 이전에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로 달 탐사선을 보낼 계획을 세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의 달 탐사 산업 계획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반면 노조 측은 연구과제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정됐던 연속과제인 만큼 연구가 계속됐으므로 임금 성격의 연구수당 또한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송을 맡은 변호인 측은 “연구수당은 일률적으로 인건비의 20% 범위에서 책정됐으며 법률적으로 임금에 해당한다”며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조속히 미지급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엔 협약과 관계있는 연구원 20명 중 소송에 동의한 16명이 참여했다. 소송 금액도 전체 연구수당 분 약 1억 4000만 원 중 16명분의 몫이다.

 

노조 측은 "1년 가까운 기간이 지난 후 소송을 제기하는 데 대해 협약을 1년 단위로 맺는 만큼 지난해까지는 협약 변경이 가능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협약이 끝난 후 소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장관과 국장 등을 만나 수시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추진위가 의견을 변경하거나 보완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나가 버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소송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항우연 노조가 이 문제를 갖고 최기영 장관과 만난 것은 사실이고 이후 장관이 관련해 보고를 받았다"며 "협약을 변경하려면 항우연에 정식 안건을 내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측이 임금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연구수당은 인센티브 성격이고 20%도 최대치인 만큼 협약 변경을 신청했어도 이것이 받아들여져 연구수당이 지급됐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항우연에서 진행된 대형 국책과제가 점검을 이유로 협약이 미뤄져 연구수당이 미지급된 사례는 과거 나로호 발사 때와 아리랑 2호 개발 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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