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UV소독·살균 터널 효과 검증 안됐다…가정용 락스 묽게 해 닦아야 효과

2020.05.13 11:38
3월 15일 오후 구로구보건소 방역팀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소독제를 묻힌 천으로 사람 손이 닿을 만한 곳부터 닦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합뉴스 제공
3월 15일 오후 구로구보건소 방역팀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소독제를 묻힌 천으로 사람 손이 닿을 만한 곳을 닦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합뉴스 제공

방역당국이 초음파와 고강도 UV, 발광다이오드(LED) 청색광을 이용한 대체 소독방법은 효과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부나 호흡기를 자극하고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람에게 소독제를 분사하는 ‘살균 터널’이나 공기를 소독한다는 소독제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이다. 대신 손이 빈번하게 닿는 엘리베이터 버튼, 손잡이 레일, 문손잡이 등 표면을 차아염소산나트륨, 일명 가정용 락스를 희석한 용액과 같은 소독제로 자주 닦아주라는 권고다. 한편 일부 지자체에서는 살균 터널을 비롯해 방역당국이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 대체 소독 방식을 활용해 코로나19를 막는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제3-2판’을 11일 개정해 배포했다. 이 지침은 코로나19 환자가 이용한 시설을 소독하거나 예방을 위해 일상적으로 소독할 때 기본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이다.

 

지침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물체의 표면에서 최대 수일간 생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된 만큼 코로나19 환자가 이용한 공간의 물체 표면을 청소 및 소독하는 것이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소독제는 환경부에 승인이나 신고된 소독제 중 가정용 락스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을 0.05~1%로 희석한 용액 또는 70% 알콜 등을 쓰라는 권고다. 50% 이소프로판올이나 0.05~0.5% 벤잘코늄염화물, 0.5% 과산화수소나 0.26% 과아세트산, 0.12% 클로록실레놀도 코로나바이러스에 소독효과가 있다고 권고되는 소독제들이다.

 

소독 방식은 단단한 물체의 표면에 소독제를 뿌린 후 닦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소독제를 단단한 표면에 뿌려 닦는 것 외의 대체 소독방법은 소독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만큼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소독제를 분사하는 소독방식은 감염원 에어로졸을 발생시켜 흡입할 위험을 증가시키고 소독제와 표면의 접촉범위가 불분명해 소독효과가 미흡한 만큼 표면 소독에는 적용하지 말 것을 유의사항으로 들었다.

 

지침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UV와 청색광 등 다양한 대체 소독방법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고 코로나19 확산방지 효과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코로나19 팩트체크를 통해 “손이나 피부에 자외선을 쏘면 피부자극과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CDC도 홈페이지에 “초음파나 고강도 UV, LED 청색광 등을 적용하는 대체 소독법이나 살균터널의 경우 코로나19 확산방지 효과에 대한 증거가 알려져 있지 않다”고 고지하고 있다.

 

UV를 이용한 살균 방식은 물체 소독에 주로 쓰여 왔고 최근에는 마스크 재사용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의료용 마스크 재사용을 위해 UV 살균장치를 쓸 수 있도록 긴급승인하기도 했다. 다만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방역에 활용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즈는 9일 과학자들이 자외선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안전한 기술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에드워드 나델 미국 하버드의대 보건의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이러한 대체 살균법이 아직 인간을 상대로 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상으로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공식적인 사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CDC는 홈페이지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UV, LED광 또는 초음파 장치와 같은 살균 장치의 안전성이나 효능을 장기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이러한 대체 소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방역당국은 살균터널과 같은 대체 소독방식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동구청 제공
방역당국은 살균터널과 같은 대체 소독방식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동구청 제공

방역당국은 대체 소독방식에 대해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사용 자제를 권하고 있으나 여전히 일부 지자체 등에서는 이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방역당국의 새 소독 지침이 발표된 날과 같은 날인 11일 구청 출입구에 전신 자동분사형 소독기를 설치하고 모든 출입자를 소독하겠다고 밝혔다. 지침에는 “살균터널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피부와 눈,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환경부 승인 방역용 소독제는 인체에 직접 분무하거나 분사하는 승인제품은 없다”고 언급돼 있다.

 

WHO의 권고에 아랑곳없이 자외선 소독기를 사람에게 활용하는 지자체도 있었다. 경북 문경시는 관광버스를 구조변경해 자외선 소독기를 갖춘 코로나19 예방 대인소독차를 지난달 24일 전국 처음으로 운영한다고 홍보했다. 문경시는 이를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 문화의 집 등에 순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 거창군은 거창군민과 향우들이 기부한 코로나19 특별성금 일부를 활용해 자외선 대인소독기 19대를 마련해 복지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했다고 이달 7일 밝혔다.

 

지자체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시장에 대체소독 방법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탓도 있다. 이에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는 안내 지침에 붙임으로 ‘코로나19 살균·소독제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세부지침’을 싣고 방역을 위해 소독제를 구매하거나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세부지침에 따르면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라고 광고하는 살균소독제는 의심해 봐야 한다. 살균소독제 성분은 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목적이기 때문에 생명체에 독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정부 승인과 허가를 받았다고 광고하는 소독제도 내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일반물체용으로 신고한 살균제를 손소독제처럼 몸에 바르거나 식기 소독용으로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공기를 소독한다는 광고도 위험하다. 소독제 성분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농도라면 피부나 눈, 호흡기에도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지침은 “공기 중에 뿌리는 등 인체 노출 위험이 높은 소독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소독제를 옷에 뿌려 소독하는 것도 권고 대상이 아니다. 카펫이나 침구처럼 표면에 구멍이 많은 경우 소독제가 남아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섬유 재질 물체 소독을 위해선 주기적인 세탁이 더 유용하다.

 

야외 공간을 소독하는 것도 자제하라는 권고다. 실외를 소독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독제 성분이 환경에 잔류해 생태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기존 지침에서 공개했던 코로나19 방역용 소독제 환경부 승인제품 목록은 이번 개정판에서는 삭제됐다. 대신 승인제품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과 제품 내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를 제공하는 ‘초록누리(ecolife.me.go.kr)’에서 확인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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