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논문보다 따끔하다' 부자 해부학자가 그린 코로나19 만평 눈길

2020.05.05 17:46
정범선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조교가 그린 만화. 크레이티브커먼스 제공
정범선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조교가 그린 만화. 크레이티브커먼스 제공

의대에서 해부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아버지와 아들 해부학자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관련한 만평을 국내 대표 의학학술지에 잇따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잃은 점도 많지만 얻은 교훈도 있다는 내용을 비롯해 한때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을 모는 마녀사냥은 방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이들 역시 주류사회에서 배제된 희생자라는 점에서 사회적 신뢰와 협동으로 함께 극복하자는 등 사태 극복을 위한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범선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연구원은 '마녀사냥으로는 코로나19를 무찌를 수 없다'는 주제의 4컷 만화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이달 4일 인터넷판에 소개했다.  

 

대한의학회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연구를 하는 연구자와 방역 현장 의사들과 방역전문가들이 정리한 관련 논문을 특별 섹션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 현장 의료전문가들이 분석한 주요 증상과 확산 상황 분석 등 코로나19와 분석에 관련된 논문과 현장에서의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정 연구원이 올린 4컷짜리 만평은 글이나 그래프로 이뤄진 논문들과 비교해 형식 자체만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연구원은 만평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이들을 과도하게 몰아붙이는 마녀사냥은 그들이 활동 내역을 숨기게 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소개했다. 


정 연구원은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 비록 잘못했지만 사람들은 주류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 했을 때 사이비 종교에 쉽게 빠지게 된다”며 “지금처럼 힘든 때일수록 사회적 신뢰와 협동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가 그린 만화. 크레이티이브커먼스 제공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가 그린 만화. 크레이티이브커먼스 제공

이보다 앞서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지난 3월 9일과 같은 달 30일 같은 학회지에는 또 만평이 실렸다.  '해랑선생'으로 잘 알려진 해부학 만화가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가 그린 만평이다. 정 교수는 정 연구원의 부친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2000년부터 의학 관련 만화를 그리며 학생층과 대중의 의학에 대한 지식과 의식을 넓히는 활동을 해왔다. 

 

정 교수가 3월 9일 대한의학회지에 공개한 4컷 만평은 '국민의 안전을 먼저 지켜야 한다'를 주제로 삼았다. 정 교수는 만평에서 "모기를 잡을 때는 창을 닫아야 한다"며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유행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방문객이 오는 것을 막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만평은 이어 "증상이 없어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방문객도 증상이 없어도 막아야 한다"며 "이는 인권 침해도 아니고, 나라 차별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응급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예방일 뿐"이라며 "의학 역사가 인증하는 효과적 예방 방법을 따라야 한다. 적어도 실수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30일 같은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만평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잃은 것이 많지만 얻은 것도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얻은 것’을 주제로 그렸다. 

 

정 교수는 만평에서  세가지 얻은 것을 꼽으면서 "바이러스가 또 들어오면 어떻게 막아야 할지 알게 됐다. 한국에 들어오려는 바이러스 막기와 한국에 들어온 바이러스 막기를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위생을 소중히 여기게 됐다”며 "길에서 침∙가래 뱉지 않고 재치기∙기침 때 소매로 막게 됐으며 화장실에서 손을 씻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서로 사생활을 존중하게 되면서 모임 참석 요구를 줄이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떠들지 않게 됐다"며 "애써 얻은 것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평가를 남겼다.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가 그린 만화. 크레이티이브커먼스 제공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가 그린 만화. 크레이티이브커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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