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상속, 다툼없이 공평하게 할 수 있을까?

2014.02.04 10:25

 

지난 1월 초, 법무부에서는 배우자에게 유산 50%를 우선 상속한다는 상속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배우자에게 유산의 50%를 우선 상속하게 돼, 자녀보다 배우자에게 더 많은 상속배분이 이뤄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에 상속법을 처음 시행한 이후, 지금껏 두 차례 변화를 거쳐 장남에게 우선시 되었던 상속이 점점 배우자에게 우선시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상속법이 개정되어 왔다. 10억 원의 재산을 배우자, 장남, 딸에게 상속해 줄 경우 각각의 상속배분을 나타낸 표.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상속법이 개정되어
왔다. 10억 원의 재산을 배우자, 장남, 딸에게 상속해 줄 경우 각각의
상속배분을 나타낸 표.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처럼 상속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법률로 정해놓을 만큼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다게다가 상속에는 금전뿐 아니라 땅, 건물과 같은 부동산도 포함되기 때문에 다툼 없이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런 공평한 분배 문제를 수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분배 문제를 수학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약 100년 전부터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식량을 비롯한 각종 재화를 분배하는 일에서부터 약소국들의 국토를 분배하는 문제, 강대국 간의 무기를 공평하게 감축하는 일 등 여러 가지 분배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실제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 열린 포츠담 회담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차지하기 위해 열띤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폴란드에서는 여러 수학자들이 자연스레 전쟁 상황과 연관지어 재화와 영토를 공평하게 나누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중 특히 폴란드의 수학자 휴고 슈타인하우스는 최초로 수학적인 공평한 분배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각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으로 판단한 가치의 1/n 이상에 해당하는 몫을 차지하면, 공평한 분배가 이뤄진 것이다.” _ 휴고 슈타인하우스

 

, 분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전체의 1/n 이상의 몫을 배당받았다고 느끼면 공평한 분배가 이뤄졌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와 같이 슈타인하우스에 의해 공평한 분배가 수학적으로 정의되자, 많은 수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공평한 분배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분배법 중에서도 공평하게 땅을 나눠 가지고도, 땅이 남는 놀라운 방법이 있다 바로 평행 분할법이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호수와 도로 사이에 있는 모양의 땅을 3명에게 공평하게 분배한다고 하자. 이때다음과 같은 방법에 따라 땅을 나눌 수 있다.

 

민호, 신혜, 우빈이가 원하는 땅 분할 선을 그린 그림.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민호, 신혜, 우빈이가 원하는 땅 분할 선을 그린 그림.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평행분할법에 의해 땅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평행분할법에 의해 땅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와 같은 방법으로 땅을 나누면 민호, 신혜, 우빈이는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전체의 1/3을 받고서도 땅이 남아, 남은 땅을 나눠 추가로 가질 수 있게 된다. 휴고 슈타인하우스는 참가자가 땅을 나눈 분할선의 위치가 서로 다르기만 하다면, 이 같은 분배가 항상 가능하며 그 명수 또한 n명으로 확장되어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밖에도 수학동아 2월호 특집기사에서는 공평한 케이크 분배법에서부터 두 강대국이 공평하게 무기를 감축하는 방법, 그리고 질투 없는 분배법과 학교 배정이나 병원에서의 기회 분배 문제까지 흥미로운 공평한 분배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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