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기간 31% 단축 효과 있다" NIH 임상결과 초안 발표

2020.04.30 13:27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노란색)에 심하게 감염돼 사멸에 이르고 있는 세포(붉은색)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 받고 있는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 치료 효과가 일부 있다고 29일 공개했다. 다만 아직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인데다, ′랜싯′에서 효과가 명쾌하지 않다는 논문이 실려 정확한 데이터를 기다려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NIAID 제공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노란색)에 심하게 감염돼 사멸에 이르고 있는 세포(붉은색)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 받고 있는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 치료 효과가 일부 있다고 29일 공개했다. 다만 아직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인데다, '랜싯'에서 효과가 명쾌하지 않다는 논문이 실려 정확한 데이터를 기다려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NIAID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생명공학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에 대해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치료 기간을 31% 단축하는 등 효과를 일부 확인했다고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아직 동료평가를 거쳐 논문으로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연구를 수행한 NIH 산하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소장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결과를 낙관하며 앞으로 코로나19 치료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나서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초안 수준의 발표인데다, 같은 날 영국의학학술지 ‘랜싯’은 중국 우한의 병원에서 수행한 체계적인 임상시험에서 중증환자의 증상을 일부 개선했지만 통계적으로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혀 추가 임상연구 결과를 기다릴 필요성도 제기된다.

 

●치료 효과 완전하진 않지만 확인...NIAID 소장 이례적 결과 공개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29일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등장해 최근 미국에서 수행된 렘데시비르 대상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NIAID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68개 병원에서 총 1063명의 환자를 모집해 2월 21일부터 임상시험을 해왔다. 임상시험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렘데시비르를 10일간 처방하고 다른 쪽에는 가짜약(위약, 플라시보)을 준 뒤 경과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임상시험은 4월 19일 모집이 끝났으며 아직 진행 중이다.


이날 NIH가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처방한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은 평균 11일로 회복 기간이 평균 15일인 위약 처방 그룹보다 약 31%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치 소장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치료제로 이용 가능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명”라고 말했다. 환자 수 대비 사망자 수의 비율인 치명률도 렘데시비르 처방 그룹은 8.0%로 위약 처방 그룹의 11.6%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논문의 초안조차 공개되지 않았으며 동료평가를 받지 않아 아직 완전한 결론으로 받아들이기 이르다. 그럼에도 결과를 일부 공개한 이유로 파우치 소장은 “윤리적 이유”를 들었다. 그는 “아직 동료평가를 앞두고 있지만 (통과할 것으로)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만큼 임상시험의 모든 참여자는 물론, 현재 진행중인 다른 약의 모든 임상시험에도 위약 그룹에 렘데시비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미국은 식품의약국(FDA) 주도로 이 약을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사용하도록 하는 긴급사용 승인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온전한 시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결론 일부만 공개하고 ‘치료의 표준’을 언급한 데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셸 배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동료평가와 논문 출판 전에, 그리고 치명률 상의 장점을 보여주기 전에 ‘치료의 표준’을 언급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29일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서 렘데시비르를 처방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위약을 처방한 그룹에 비해 특별히 증상개선률이 높지 않았다(왼쪽, 빨간색이 렘데시비르). 상기도(오른쪽 위) 및 하기도(오른쪽 아래)에서의 바이러스 검출량을 확인한 결과 바이러스 감소 효과도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임상적으로 일부 좋은 결과도 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는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결론 내렸다. 랜싯 논문 캡쳐
29일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서 렘데시비르를 처방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위약을 처방한 그룹에 비해 특별히 증상개선률이 높지 않았다(왼쪽, 빨간색이 렘데시비르). 상기도(오른쪽 위) 및 하기도(오른쪽 아래)에서의 바이러스 검출량을 확인한 결과 바이러스 감소 효과도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임상적으로 일부 좋은 결과도 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는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결론 내렸다. 랜싯 논문 캡쳐

특히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컸다. 스티븐 니센 미국 클리브랜드 병원 교수 역시 뉴욕타임스에서 “약의 이점을 말하기 위해서는 해로운 면(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살펴볼 데이터가 없다”고 비판했다. ‘사이언스’는 나히드 바델리아 미국 보스턴대 의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부작용이 큰 약을 증상 발현 초창기부터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며 “증상 발생 초기 10일 이내에 사용했을 때 효과가 더 큰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뚜렷한 효과 확인 못한 '랜싯'의 임상시험 논문 같은 날 나와..."대규모 임상 결과 추가로 봐야"


같은 날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중국 연구팀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 역시 약의 효과를 명쾌하게 증명하지 못했다는 점도 NIAID의 발표를 주의해 들어야 할 이유다.

 

중국수도의대 연구팀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병원에서 237명의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2월 6일~3월 12일 임상시험을 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 임상시험은 환자와 의사가 모두 무엇이 위약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중맹검 무작위대조시험이었는데, 렘데시비르 투약은 위약 투약에 비해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긴 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논문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의 28일 뒤 치명률은 14%로 위약을 투약한 13%보다 오히려 높았다.  증상 발현 10일 이내에 투약한 경우에는 11%로 15%인 위약 투약 그룹보다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결과는 아니었다. 28일 뒤 증상 개선률은 렘데시비르 투약 그룹이 65%로, 위약 그룹의 58%을 약간 앞섰다. 하지만 이 역시 큰 차이는 아니었다(위 사진 왼쪽). 바이러스 감소 효과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위 사진 오른쪽). 반면 부작용 때문에 시험을 중단한 사람은 12%로, 위약 그룹의 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중증 환자 대상 임상에서 의미있는 임상 증상 개선 및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다만 일부 임상 수치는 개선됐으므로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투약 농도를 높이는 등 시험 방법을 바꿔볼 필요성도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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