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코로나19로 스트레스 받는 아이를 보듬는 법

2020.05.02 06:00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로 어린 아이부터 십대들까지도 많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갑자기 매일 보던 친구와 더 이상 만날 수 없고 생일파티도 못 하고 대화할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보다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아이들은 그 스트레스가 어른보다 더 심할수도 있다. 

 

문제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감정을 안으로 잘 숨기는 편이라는 것이다. 어른들에 비해 힘들어도 자신이 힘든 줄 모르거나 힘들다고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다. 갑자기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하거나 기운이 없고 투정이 늘어나는 식의 변화를 보일 뿐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편리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가 심리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은 많은 경우 어른의 몫이다. 또 아이들은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을 구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어른의 몫이다. 


미국 심리학회에서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아이들이 어른에게 마음을 열고 자기 얘기를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한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

 

어른이랑 대화할 때면 아이들은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괜히 했다가 혼나는 거 아닌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물을 때에는 지금은 너를 혼내려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도우려고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에 대해 고백하더라도 먼저 솔직하게 털어놓은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칭찬이나 보상이 따라야 한다. 하루에 한두번 같이 식사를 하거나 티비를 보면서 대화하는 습관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조용히 들어주기


어른이 아이와 대화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해결책이나 조언을 빨리 내놔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이의 말을 끊거나 본인의 생각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 어른인 본인 기준에서 별 거 아닌 고민이라고 느껴져서 뭐 그런 걸 가지고 고민하냐고 핀잔 주거나 그런 걸로 고민하는 네가 이상하다며 아이가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갖게 만드는 것도 흔히 나타나는 실수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입을 다물게 된다. 


따라서 어른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전에 아이가 하고싶은 말, 아이가 생각하는 바에 대해 먼저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이렇게 어른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다. ‘너가 그래서 힘들었구나. 고민이 많았겠구나.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싶었구나. 그럴만 하다’라며 아이의 고민이 이상하지 않고 충분히 고민할만한 것이라고 인정해주자. 이렇게 감정은 누군가 알아주기만 해도 어느 정도 해소되는 성질을 갖고 있음을 기억해보자. 

 

상투적인 답변 피하기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진짜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지 아닌지 다 눈치 채듯, 아이들도 어른이 진심으로 대화에 임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금새 알아낸다. 상대가 아이들이라고 진지한 ‘척’을 하거나 뜨뜨미지근한 태도로 대하지 말고 진짜 진지한 태도로 대화에 임하도록 하자. 

 

모른다고 이야기하길 두려워하지 않기


어른들은 항상 본인이 완벽한 답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건 불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를 때에는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자. 그러고 나서 아이와 함께 열심히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보자. 아이를 돕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혼자서만 다짐하지 말고 아이에게도 제대로 전달하도록 하자. 아이가 직접 이야기하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듯, 아이들 역시 어른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내 보호자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거나 나는 집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 

 

모든 대화가 그렇듯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기본은 진실된 마음으로 경청하고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다. 힘든 시기일수록 아이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참고자료  

APA. Talking to kids when they need help. https://www.apa.org/helpcenter/help-kids?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utm_campaign=apa-parenting&utm_content=help-kids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