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돼지 분비물로 유혹해 ASF 감염 야생멧돼지 잡는다

2020.04.28 11:42
사육돼지 암컷 분비물에 유인된 야생 멧돼지의 모습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제공
사육돼지 암컷 분비물에 유인된 야생 멧돼지의 모습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제공

사육돼지 암컷의 분비물을 이용해 야생 멧돼지를 평지로 유인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돼지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감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퍼트리는 주범으로 꼽히는 야생멧돼지 유인책이 개발되면서 평지에서도 포획 틀을 이용해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구제역 대응(SDF) 융합연구단은 사육돼지 암컷의 소변과 분비물로 야생멧돼지를 높은 산이 아닌 평지로 유인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처음 ASF가 발생한 후 이달 22일까지 ASF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 멧돼지는 550마리다. 방역당국은 ASF가 퍼지는 걸 막기 위해 경기와 강원 내 북한 접경지역에 울타리를 쳐 멧돼지가 남하하는 걸 막고 있다. 특히 최근 멧돼지의 번식 철인 봄철이 되며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이 필요하나 엽사와 사냥개의 사냥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산악 지역을 타고 넘나드는 멧돼지 특성상 동선에 포획 장비를 설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경북동물위생시험소와 경북 군위군 둥지농장과 협력해 암퇘지 분비물을 얻은 후 전북 완주군과 충북 옥천군에서 야생멧돼지 유인 실험을 했다. 첫 3일간은 폐쇄회로(CC)TV만 설치해 멧돼지 출몰이 거의 없는 곳임을 확인했다. 이후 분비물을 살포하자 멧돼지가 최대 7마리까지 나타났다. 2개월간 4회에 걸친 반복 실험에서도 멧돼지는 분비물이 있는 경우에만 유인됐다.

 

연구팀이 제안한 야생멧돼지 포획틀의 모습이다. ETRI 제공
연구팀이 제안한 야생멧돼지 포획틀의 모습이다. ETRI 제공

연구팀은 이번 발견으로 멧돼지를 낮은 산과 평지로 유인할 수 있어 손쉽게 포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DF 융합연구단은 구제역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센서를 활용해 가축의 울음소리와 활동 영상으로 질병 발생을 알아내는 돼지 관리시스템 연구를 진행하던 중 멧돼지 유인책을 고안해냈다.

 

김영환 경북동물위생시험소 질병진단과장은 “야생 멧돼지의 개체수 조절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전염병 확산 차단에 가장 큰 핵심요인”이라며 “연구팀의 실험 성공으로 향후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영 ETRI SDF 융합연구단장은 “축산업계의 큰 골칫거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구제역을 비롯한 전염병 종합 대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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