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폭우는 어떻게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를 유발했나

2020.04.25 09: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불과 비(Fire and Rain)’.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을 나란히 제목으로 달았다. 산불이 번질 때 내리는 비는 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적어도 화산에서만큼은 아닌 모양이다. 이번주 네이처 표지는 시뻘건 용암이 새까만 화산 분화구에서 흘러 넘치는 생동감 있는 모습을 담았다. 

 

팰크 아멜룽 미국 마이애미대 해양지질학과 교수 연구팀은 활화산에서 많은 비가 장기간 내리면 오히려 화산 활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실었다. 미국 하와이의 유명한 킬라우에아 화산이 오랜 시간 내린 비로 인해 분출됐다는 분석이다. 

 

많은 비가 내려 강우량이 많아지면 빗물이 땅 밑으로 스며들어 지반을 약화시킨다. 보통 터널을 뚫을 때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 구멍을 형성해나가는 과정보다 생긴 구멍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처리하는 과정이 더 복잡한 것과 같은 이치다. 빗물이 지반으로 침투해 생긴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상 이상으로 많다. 

 

이렇게 지반에 침투한 빗물은 지반을 약화시키고 땅 속에 잠잠하던 마그마가 약한 지반 틈을 타고 올라와 용암 분출과 화산 폭발 등 화산 활동을 유발할 수 있다. 

 

아멜룽 교수 연구팀은 킬라우에아 화산 활동과 관계가 있는 데이터를 검토했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 2018년 5월 폭발해 약 700채의 가옥을 파괴했다. 연구팀은 킬라우에아 화산 지반의 공극압이 지반을 약화시켜 화산 폭발을 유발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공극압은 지반 암석의 구멍에 들어찬 물이 지층에 주는 압력이다. 연구팀은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에 내린 폭우가 지반으로 침투해 공극압에 영향을 미쳐 지중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고 결론내렸다. 

 

실제로 킬라우에아 화산이 폭발하기 전 두달 가량 하와이는 비정상적으로 강수량이 많았다. 연구팀은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 역사와 강우량의 연관성도 분석했다. 이 화산의 분화 활동 60%가 우기에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강수량과 화산 폭발이 관련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화산 폭발을 예측하고 위성성을 평가할 때 강우량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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