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보유만 해도 처벌

2020.04.23 16:26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n번방’, ‘박사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강도 높은 근절 대책을 내놨다. 중대범죄로 법정형량을 상향하고 범죄 수익 환수, 적극적인 가해 신상 공개, 불법촬영물 소지행위 형량 상향 등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뽑겠다는 정책이다.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을 소지만 해도 웹하드 사업자만 대상으로 했던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기술적 조치 의무화를 전 인터넷 사업자로 확대하고 구글 등 해외사업자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역외적용 규정도 도입한다. 

 

정부는 23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심의해 확정했다. 

 

정부는 최근 벌어진 디지털 성범죄가 기존 대책으로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정인이 지속적으로 착취당하거나 유료화를 통한 범죄수익 창출 및 조직화 등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9개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대책안을 마련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근절대책은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각지대가 없도록 디지털 성범죄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이다. 기존에는 대책들이 불법촬영 등 범죄수단별 타깃형 대책에 그쳤다. 4대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 확립,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 강화, 처벌 및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 중대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을 제시했다.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물 제작 등에 대해 중대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정 형량을 상향할 계획이다. SNS나 인터넷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광고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신설한다. 성폭력을 모의한 뒤 오프라인에서 실행하는 중대 성범죄 예비·음모죄를 신설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또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가 해외도피, 사망 등의 경우에 기소나 유죄판결 없이도 몰수가 가능한 ‘독립몰수제’를 신규로 도입하고 범행기간 중 취득한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추정하는 규정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 두번째)가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세균 국무총리(왼쪽 두번째)가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특히 사안이 중할 경우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얼굴 등 신상정보를 수사단계에서부터 적극 공개하기로 했다. 

 

성착취물을 찾아보는 행위도 범죄라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소지행위에 대한 처벌 형량도 상향 조정키로 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로 벌금형을 받은 자는 그동안 학교·어린이집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새롭게 취업제한 대상에 추가된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뿐만 아니라 성인 대상 성범죄물을 소지하는 경우도 처벌조항이 신설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도 내실화된다.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해 삭제 지원, 상시 상담, 수사지원 및 2차·3차 유포 추적 삭제 지원 등을 수행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 절차 간소화로 선삭제, 후심의 절차도 도입한다. 

 

정부는 또 인터넷 사업자의 유통 방지를 위한 삭제·필터링 조치를 웹하드 사업자 대상에서 모든 사업자로 확대하고 위반시 징벌적 과징금제를 도입한다.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유통금지 의무를 해외사업자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역외적용 규정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를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끝까지 뿌리뽑겠따는 자세로 온 역량을 모아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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