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부족한 병실, SW 이용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짓는다

2020.04.19 14:00
엔지니어링소프트웨어로 시뮬레이션한 병원 음압병실내 공기흐름. 솔리드웍스 제공
엔지니어링소프트웨어로 시뮬레이션한 병원 음압병실내 공기흐름. 솔리드웍스 제공

지난 2~3월 대구와 경북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해당 지역 병원으로 물밀 듯 쏟아졌다. 의료진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 치료를 위해 힘썼다. 하지만 의료진의 노력과는 별개로 환자를 치료할 의료장비와 시설들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음압병실’이 증가하는 환자 숫자에 비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음압병실은 병원 내부의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격리 병실이다.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준다. 코로나19가 공기를 매개체로 전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며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음압병실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필수 의료시설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음압병실을 포함해 병원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가 활용되고 있다.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는 사이버 공간에서 제품을 만들고 작동을 시켜 성능을 살펴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컴퓨터 속 실험실이라 볼 수 있다. 실제 실험을 하는 대신 컴퓨터 상에서 간편하게 성능을 살피고 결함을 찾는데 활용된다. 목적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가 있다.


병실 구축에는 건설 부문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인 빔(BIM 빌딩정보모델링) 소프트웨어가 사용된다. 병실 설계를 신속하게 끝내는 것 뿐 아니라 병원 내 감염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오는 6월 개원 예정인 세종충남대병원도 설계 초기부터 BIM을 활용해왔다. 총 2029억원의 건설비용이 투입된 세종충남대병원은 세종시 최초의 종합병원이다. 계룡건설은 건설 제안단계부터 BIM를 적용해 설계 오류와 적합성을 검토했다. 이후 BIM을 통해 부족한 도면을 보완하고, 시공을 진행하며 도면과 실제 건설 간 오류를 좁혀 나갔다. 2017년 5월 첫 삽을 떠 3년 만에 지하3층, 지상 11층 규모의 병원을 건설했다. 병상도 총 527개가 운영된다. 병실 전체에서 자연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자연 조망이 보이는 병상의 경우, 환자의 입원기간이 짧아지는 효과가 연구로 증명되기도 했다. 

 

 

 

 

올 6월 개원예정인 세종충남대병원 조감도. 세종충남대병원 제공

올 6월 개원예정인 세종충남대병원 조감도. 세종충남대병원 제공

GS건설이 2015년 시공한 싱가포르의 응텡퐁 종합병원도 건설에 BIM을 활용했다. 총 1100개 병상 규모를 가진 이 병원은 싱가포르 최대 병원으로 꼽힌다. 병상마다 창문을 배치해 환자들이 푸른 녹지를 바라보도록 배려했다. 다만 이런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비정형 건물 형태로 건설이 필요한데 이 때 BIM이 활용됐다. 각 병실 창문 밖에 돌출된 조경 공간을 양방향곡선으로 만들기 위해 BIM을 활용해 도면 검토와 거푸집을 제작했다. 


이밖에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병원은 수술실과 회복실을 가깝게 배치하고, 무균실과 일반병실을 엄격히 분리하는 데 BIM 사용해 미리 도면을 검토했다. 스위스 펠릭스플래터스피탈병원도 건설 계획과 설계, 구조, 설비 등의 전 과정을 BIM을 통해 진행했다. 

 

생기원 제공
생기원 제공

아직까지 작은 기업이나 병원이 건설에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기 어렵다. 구매 비용이 비싸고 이를 운영할 전문인력을 고용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엔지니어링기술지원센터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사업을 수행했다. 구조해석과 열해석, 충돌해석 등 다양한 목적에 따른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지원했다. 그 종류만 25개 이상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4년간 총 455개 기업을 지원했다. 262개사에는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해석컨설팅을, 193개사에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지원했다. 24개사에는 싱가포르 종합병원 건설에 쓰였던 BIM 소프트웨어 활용을 지원했다.


성능 개선 및 불량률 감소 등으로 인해 발생할 비용절감 효과를 수치화한 결과, 기업당 평균 8344만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지원으로 발생한 기업 사업 수주 및 참여 등 발생 매출성과를 분석한 결과, 기업당 평균 12억8501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관련 참여인력 확충을 이유로 총 98명의 신규 고용도 이끌어 냈다. 실제로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 중 89%는 만족감을 나타내며 지원이 종료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생기원 국가엔지니어링기술지원센터는 지난달부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지원사업을 한 차례 더 운영하고 있다. 지원사업은 올 12월까지 이어진다. 특히 최근에는 정보기술(IT)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이 인터넷에 직접 접속해 언제, 어디서든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했다. 클라우드에 다양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원하는 기업에게 제공되는 시스템이다. 선정된 기업들은 온라인 접속을 통해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사용 뿐 아니라 해석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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