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주 채굴 지원' 행정명령 서명...전문가들 "광물전쟁서 뒤진 미국 반전 노려"

2020.04.13 18: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의 근거가 될 입법 계획의 토대를 세우는 우주정책지침4에 서명했다. 최종적으로 의회 승인이 떨어지면 2차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미공군이 창설된 이후 약 70년만에 새로이 창설되는 군 조직이 된다.  REUTERS/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우주군 설립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달을 비롯한 우주 자원을 자유롭게 채굴하는 것을 돕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우주에서 자원을 자급해 우주 탐사를 지속하겠다는 뜻과 함께 기업 또한 자원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향후 우주탐사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미국이 광물 전쟁에서 뒤져 있는 상황 또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라디오는 이달 12일 전문가들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6일 서명한 ‘달과 화성을 비롯한 우주 공간에서의 자원 발견과 이용을 장려하는 행정명령’을 분석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서 “혁신 우주 기업가들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이번 정책은 달과 화성 및 다른 우주 지역의 탐사와 개발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있어 필수”라고 밝혔다.

 

행정명령은 “우주 공간은 법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인간 활동의 영역”이라며 “미국은 우주를 세계 공동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1979년 프랑스와 호주 18개국이 체결한 달 협정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달 협정은 달 탐사는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수행해야 하며 달 천연자원은 인류 공동유산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이 협정에는 미국과 옛소련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우주탐사 강국 대다수가 가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은 미국법과 일관되며 우주에서의 상업적 탐사와 자원 사용에 관여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의회 의도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미국 기업들이 달과 소행성에서 자원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법을 2015년 이미 통과시켰다. 또 “미국 기업 및 미국과 같은 견해를 가진 국가의 기업은 지구를 넘어 경제적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 우주 전문 작가로 활동하는 새라 크루다스는 BBC 라디오에 “달을 채굴하면 인간이 화성 등 우주의 더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의 극지에는 수소와 산소를 만들 수 있는 얼음이 존재한다. 크루다스는 “달은 수소 및 산소와 같은 로켓 연료에 필요한 자원을 갖춘 은하계 주유소”라며 “연료가 고갈되기 전 더 먼 우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자민 소바쿨 영국 서섹스대 에너지정책부 교수는 우주의 자원이 필요해지는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희토류 금속인 리튬이나 코발트와 같은 금속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제품을 만들면 장기적으로는 지구의 환경에 도움이 되리란 것이다. 소바쿨 교수는 “이런 금속은 중국, 러시아 또는 끔찍한 조건에서 채굴하는 콩고와 같은 곳에 있으며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복잡한 유통망을 거치는 대신 달에서 바로 채굴하는게 오히려 쉬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바쿨 교수는 이번 행정명령의 배경에는 미국이 희토류 금속 등 광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에 비해 뒤쳐져 있다”며 “중국이 아닌 곳에서 광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소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력적으로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법에는 우주 영토를 소유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자원 채굴에는 제한이 없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한국 등 107개국이 가입한 '외기권 우주 조약'에 따르면 모든 국가는 국제법에 따라 평등하게 우주를 탐사 이용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우주는 특정국가의 영역이 아닌 것으로 정의했다. 다만 우주의 자원을 이용하는 데 대한 명확한 규제는 없다. 크루디스는 "우주법은 계속해 발전하는 중"이라며 "달을 소유한다고 선언할 국가는 없지만 깃발을 꽂으면 자원을 이용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