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 자가격리 위반하면 환자 하루 300명 늘어…개학 늦추면 확산 지연" KIST 분석결과(종합)

2020.04.11 00:27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 입국자들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자가격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학교 개학 시점과 맞물려 일일 환자 수가 다시 3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확진 환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탈 행위가 자칫 코로나19 2차 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 결과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김찬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자체 개발해 온 감염병 확산 모델링 기술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파 현상 개인 시뮬레이션 툴키트’와 KIST 자체 슈퍼컴퓨터 아비니트를 이용해 국내에서 시행 중인 여러 가지 방역 조치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국민 5000만 명의 성별과 나이, 직장, 이동 패턴 등 개인의 비식별 데이터와 집단 데이터를 활용해 이들의 움직임을 슈퍼컴퓨터로 분석했다. 실제 지리정보를 반영한 가상의 공간에서 이들 개개인이 코로나19에 노출되고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났다 회복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우선 연구팀은 가상의 공간 속 개개인은 지난달 20일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만 셋 중 하나는 이를 지키지 않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달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면서 지역 사회 차량 통행률이 한결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문제가 되는 해외 입국자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약 60일간 해외 발 감염자가 최근에 확인된 수와 비슷하게 계속해 입국한다고 가정했다. 여기에 초중고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시점과 학생들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위생 수칙을 지키는 정도도 입력했다. 학생들은 위생 수칙을 잘 지키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나눠 평가했다.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 조치를 잘 지키지 않는 경우 한국은 코로나19 감염병이 다시 확산하는 곡선을 그리게 된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학교의 개학 효과와 맞물려 더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 조치를 잘 지키지 않는 경우 한국은 코로나19 감염병이 다시 확산하는 곡선을 그리게 된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학교의 개학 효과와 맞물려 더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분석 결과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 조치를 잘 지키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입국자가 조치에 엄격하게 따를 땐 새로운 감염자 수가 계속해 줄었다. 코로나19가 통제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가격리 조치를 지키지 않고 돌아다니는 비율을 약 3배 가량 늘렸을 때는 감염병 유행이 다시 시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를 위반한 채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학생들의 등교가 2주 내로 시작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그 결과 일일 감염자 수가 점점 늘어나 4월 말경에는 그 수가 다시 3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입국자의 일탈을 막을 수 없다면 등교 시점을 늦추는 조치를 더해야 방역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외 입국자의 잠복기를 고려해 등교 시점을 14일보다 2배 늘린 4주 후로 잡은 상황을 가정했다. 그 결과 4월 중순과 5월 중순 두 번에 걸쳐 200명 가까운 환자가 나타나지만 한달이 넘도록 매일 2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두 번의 정점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김 연구원은 "자가격리 위반자의 영향과 등교의 영향이 다른 시점에 발생한 것"이라며 "등교 시점을 늦춤으로써 상승 효과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를 엄격하게 지키면서 학생 또한 방역이 철저해지는 경우엔 감염자 수가 다시 늘어나는 일이 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4일까지의 한국의 실제 일일 확진자 수 추이는 모든 조치가 철저하게 이뤄지는 곡선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다행히 아직까지는 실제 측정값이 모든 조치가 지켜질 때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계산 결과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에 코로나19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게 좋을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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