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 접촉자 빠른 격리 조치 효과 뚜렷하다...입국자 격리 효과는 미미

2020.04.09 19:03
중국인 유학생 입국 시작, 격리 기숙사로...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교정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를 보낼 격리 기숙사로 들어가고 있다. 호남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날부터 입국하기 시작한 중국인 유학생 전원을 2주간 격리해 건강 상태를 지켜본 뒤 수업에 참여하도록 한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한 대학 관계자들이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을 격리 시설로 안내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전파 양상을 분석한 연구를 모은 결과 의심 환자를 격리하는 조치가 환자 수를 최대 5분의 1로 줄이는 등 효과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격리 조치를 빠르게 취할수록 경제적 손실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이 발발한 국가에서 들어온 입국자를 격리해도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의학분야 국제 비영리단체 코크란의 오스트리아 지부에서 활동하는 바바라 누스바우머 스트레이트 오스트리아 도나우대 교수 연구팀은 감염병과 관련한 연구를 모아 코로나19의 격리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이달 8일 코크란이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코크란 시스테머틱 리뷰’에 발표했다. 코크란은 의학과 관련한 여러 논문을 종합해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기법인 메타분석을 주로 수행하는 단체다. 이번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의뢰를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관련한 사례와 시뮬레이션 연구 29개를 분석했다. 연구 중 10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연구였고 17개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관련된 연구였다. 코로나19 연구는 장기 연구가 부족해 시뮬레이션 연구만 포함됐다. 한국 연구로는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올해 2월 발표한 한국 코로나19 양상 시뮬레이션 연구와 이상호 경희대병원 교수와 이영기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올해 1월 발표한 메르스 분석 연구결과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확진 환자와 접촉한 이를 격리하는 조치의 효과는 확실했다. 연구들은 격리 조치가 감염병 환자의 수를 44~81%, 사망자 수를 31~63% 줄였다고 분석했다. 격리만을 하는 것보다는 학교 폐쇄, 이동 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른 통제 조치를 결합했을 때 효과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기 교수의 연구에 대해 코크란 연구팀은 “한국에서 격리 조치가 없다면 500만 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날 것으로 추정했다”며 “전파력을 90% 또는 99%까지 줄일 수 있는 예방 및 통제 조치를 구현하면 500만건의 0.5% 또는 0.4%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란 결론”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독 격리나 코호트 격리, 자가격리에 따른 효과는 분석하지 못했다. 코크란 연구팀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혈액 투석환자 116명의 격리 조치를 분석한 이상호 교수와 이영기 교수의 연구가 여러 격리에 따른 효과를 분석한 유일한 연구라고 소개하면서도 “당시 2차 감염이 일어난 환자가 없고 환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격리 조치를 빠르게 취할수록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코크란 연구팀은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이 캐나다 토론토의 2003년 사스 전파 양상을 토대로 예측한 경제적 피해 시뮬레이션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격리조치를 전파 초기에 실시하면 2003년 기준 2540만 캐나다달러가 들어가지만 늦으면 최대 7200만 캐나다달러까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격리에 드는 비용은 전파 초기엔 1220만 캐나다달러, 늦을 땐 1700만 캐나다달러로 비슷했다.

 

감염병이 발발한 국외에서 유입된 이들을 격리하는 조치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연구결과는 없어 2003년 사스 유행 당시 대만의 입국자 격리 조치에 대한 대만 국립충싱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참고했다. 대만은 2003년 사스 발발 당시 사스가 발발한 국가에서 입국한 9만 5000여 명을 가정에 최대 14일간 격리조치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이들을 격리조치하지 않았어도 최대 511명의 사스 환자가 추가 발생하는 데 그쳤을 것이라 추정했다.

 

코크란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감염병이 발발한 국가에서의 입국자를 격리해도 효과가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유행이 일어난 지역에서 들어온 이들을 격리한 연구는 없었고 분석한 연구가 사스 상황을 기반으로 한 만큼 코로나19에도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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