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기전파' 두고 학계는 여전히 논쟁 中

2020.04.05 17:43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일부 지역 봉쇄령까지 내려진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일부 지역 봉쇄령까지 내려진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관련해 공기전파 논란이 뜨겁다. 가능하다는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다. 공기전파 가능성이 인정될 경우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립과학원(NAS) 소속 과학자들이 대화와 호흡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서한을 백안관에 전달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NAS 내 ‘감염병 등장과 21세기 보건 위협’ 상임위원회의 하비 파인버그 위원장은 전날 밤 백악관에 “코로나19가 기침과 재채기, 대화, 호흡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


파인버그 위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머물다가 나중에 지나가는 사람을 호흡으로 감염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코로나19가 홍역이나 결핵만큼 전염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기 전파는 바이러스가 미세한 입자(에어로졸) 상태로 공기 중에 머물면서 2m 이상 먼 거리까지 전해져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 공기 전파가 가능할 경우, 코로나19 감염자와 바로 옆에 있었던 사람 외에도 식당이나 영화관 같은 공간 안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다. 최근 대구 달성군 제2미주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공기 전파가 꼽히는 이유이다. 


공기전파의 가능성 여부를 두고 세계적 과학언론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조차 엇갈린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사이언스는 이달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숨쉬는 것만으로도 전파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공기전파에 대한 논란은 지난 17일 미국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NIAID)와 프린스턴대, 로즈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보낸 서한을 보내며 시작됐다. 당시 연구팀은 지난달 17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5 미크론(μ∙ 100만분의 1미터) 이하의 미세한 입자 형태로 최대 3시간 동안 공기 중을 떠돌아다닐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이언스는 파인버그 위원장이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는 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하며 그 근거로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에 게재된 세 가지 논문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첫번째 논문은 미국 네브라스카대 의대 연구팀이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 2m 이내에서 공기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RNA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RNA가 존재한다는 것은 에어로졸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우한대 연구팀은 지난달 10일 “개인 보호구를 교체하다가 공기 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또 다른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발표했다. 홍콩대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이달 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공개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코로나19 환자와 쓰고 있지 않은 환자 주변의 에어로졸을 조사한 결과,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경우 바이러스의 RNA가 더 적게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인버그 위원장은 이 세 연구를 인용해 “에어로졸 속 바이러스 RNA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처는 이달 2일(현지시간) 사이언스와는 다르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파될 수 없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에게 삽관하는 하는 등의 소수 의학적 상황을 제외하고 공기 전파를 암시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레오 푼 홍콩대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돌다니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로이드 스미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감염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10cm 이내의 에어로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또 바이러스 속 에어로졸을 얼만큼 호흡해야 코로나에 감염되는 지 모른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네이처도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기전파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국 미네소타대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공기전파에 대한 증거를 모으는 것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리디아 모라우스카 호주 퀸즈랜드기술대 교수도 “공기전파와 관련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여지없이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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