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여전히 가장 확실한 코로나 방역 방법"

2020.03.27 06:00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며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22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정고령보에서 사람들이 자전거 타기와 산책 등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며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22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정고령보에서 사람들이 자전거 타기와 산책 등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강도 높게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물리적 거리두기’를 4월 초 완화해 보다 지속가능한 방역 조치인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사회적 또는 물리적 거리두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역대책이라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알렉스 쿡 싱가포르국립대 교수팀은 여러 방역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해 점검한 결과, 환자 및 가족 격리와 휴교, 재택근무를 혼합한 물리적 거리두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감염병’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 한 명 한 명이 개별적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이들이 직장과 학교, 가정에서 생활을 하며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를 전파할 때를 시뮬레이션했다. 코로나19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보고돼 있으므로 그 비율을 전체 환자의 7.5%로 가정하고 평균 잠복기를 5.3일, 증상 발현 뒤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을 3.5일로 가정했다. 한 명의 환자가 몇 명의 다른 환자에게 감염을 시키는지 나타내는 지수인 기초재생산지수(R0)는 1.5~2.5까지 다양하게 계산했다.


연구팀은 100명의 환자가 나온 시점 이후 80일 뒤의 확산 추세를 계산하고 각각의 방역조치를 단독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수행했을 때의 영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는 R0값에 따라 싱가포르 내에서만 28만~121만 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싱가포르 인구의 최대 32%가 감염되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 및 가족 격리와 2주간의 휴교, 직장 50%의 2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하자 환자 발생 수가 1800~26만 명으로 줄었다. R0가 2.5로 높은 최악의 경우에도 환자를 78.2% 줄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만약 세 조치를 다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자 및 가족 격리를 필수로 시행하고 재택근무를 추가로 시행하는 게 휴교를 하는 경우보다는 효과가 좀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쿡 교수는 “접촉자 추적과 단기 여행객의 입국 금지 등 조치를 통한 지역 방역조치가 실패한 경우, 이번 연구 결과는 싱가포르와 다른 나라 정책결정가들로 하여금 지역 감염률을 주일 수 있는 강화된 조치를 적시에 채택하게 할 증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 팀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위부터 차례로 R0가 1.5, 2, 2.5일 때이며, 환자가 100명 나타난 시점에서 왼쪽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오른쪽은 격리와 2주 휴교, 성인 50% 재택근무 2주를 동시에 실시했을 때 80일 뒤 환자 발생 분포를 나타냈다. 랜싯 감염병 제공
싱가포르국립대 팀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위부터 차례로 R0가 1.5, 2, 2.5일 때이며, 환자가 100명 나타난 시점에서 왼쪽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오른쪽은 격리와 2주 휴교, 성인 50% 재택근무 2주를 동시에 실시했을 때 80일 뒤 환자 발생 분포를 나타냈다. 랜싯 감염병 제공

조셉 루나르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랜싯 논평에서 이들 정책을 시행할 때의 주의점을 언급했다. 루나르 교수는 “공중보건의 이름으로 사회경제적 부정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정 인구 그룹에 유리한 방역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실직이나 소득 감소 위험은 취약한 인구집단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런 위험을 줄일 정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점검한 연구는 이전에도 나왔다.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팀 역시 환자 관리와 가족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휴교 등 조치를 취했을 때 환자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해 16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모든 정책을 다 시행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증상환자 7일 격리와 전 연령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가족 격리나 휴교 중 하나를 적절히 선택해 실시하기만 해도 사망자는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비토리아 콜리자 프랑스 피에르루이 역학보건연구원 교수팀 역시 14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8주 휴교 조치와 성인의 4분의 1 재택근무를 실시할 경우 환자 확산을 두 달 늦추고 환자도 40%p 줄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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