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밝기 검증한 우주전파 수신기술 유럽 전파망원경에 수출된다

2020.03.26 16:51
한국천문연구원의 KVN 탐라전파천문대.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의 KVN 탐라전파천문대.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제공

국내에서 개발한 우주전파 수신기가 천문학 선진국 이탈리아에 수출된다. 우주전파 수신기는 파장 길이가 수 밀리미터인 초고주파를 수신하는 장치로 블랙홀 관측에 사용되는 전파망원경에 들어가는 장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INAF)와 계약을 맺고 한국이 독자 개발한 초소형 3채널 수신기(CTR)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초소형 3채널 수신기는 이탈리아 국립전파망원경 3기에 공급되며 공급액은 280만 유로(37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공급되는 초소형 3채널 수신기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4채널 동시 관측 수신시스템을 10분의 1 크기로 줄인 장치다. 기존에는 우주전파를 관측할 경우 하나의 주파수를 통해서만 관측할 수 있었지만 4채널 수신시스템은 동시에 4개 채널을 통한 관측이 가능하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세계 최초로 설치된 4채널 수신시스템이 수백~수천km 떨어진 전파망원경을 마치 하나의 전파망원경처럼 묶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부분에서 뛰어난 성능을 입증하면서 이를 도입하는 국가들이 쉽게 설치하도록 초소형 3채널 수신기로 작게 개발한 것이다.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옛 탐라대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KVN은 지난해 4월 사상 최초 블랙홀 관측 당시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과 동시에 관측을 진행해 블랙홀 이미지의 밝기를 검증하는 자료를 제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수신기는 가로 0.6m, 세로 0.98m로 4채널 수신기의 10분의 크기다. 우주에서 날아온 밀리미터파(초고주파) 영역인 18~26기가헤르츠(GHz), 35~50GHz, 85~116GHz를 수신하도록 설계됐다. 오리온별에서 방출된 3개의 주파수 스펙트럼을 초소형 3채널 수신기로 관측하면 각각의 주파수로부터 일산화탄소, 일산화규소, 물 분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가 요구한 이탈리아 전파망원경 3기의 성능 개선과 초소형 3채널 수신기 도입을 위한 공개 입찰을 발표했다. 천문연은 이 입찰에 응모해 이달 2일 최종 낙찰했고 최근 공급 계약을 마쳤다. 천문연은 늦어도 2022년 초까지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에 새 수신시스템을 공급하고 3기 전파망원경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초소형 3채널 수신시스템의 원형인 4채널 수신시스템은 초고주파 영역인 86GHz, 129GHz 영역에서 천체 관측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저주파수인 22GHz의 우주전파가 지구대기를 통과하면서 변형되는 정보를 이용해 고주파수의 변형을 바로잡는 기술을 확보해 국제 특허도 출원했다. 지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신)가 주최한 과학기술창의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초소형 3채널 수신기도 2018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선정한 우수연구성과에 꼽히기도 했다. 

 

한석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초소형 3채널 수신기는 유럽 VLBI 관측망(EVN)의 핵심시설을 보유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 스웨덴, 핀란드, 태국,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도입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각국 전파망원경에 설치돼 KVN과 함께 활용된다면 블랙홀 고감도 고해상도 영상과 우주 초미세 구조의 별과 은하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초소형 3채널 수신시스템. 한국전문연구원 제공
초소형 3채널 수신시스템. 한국전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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