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달물질 전달하는 '뇌 속 택배차량' 조절 원리 밝혔다

2020.03.25 18:02
정지혜 건국대 교수(왼쪽)과 김세윤 KAIST 교수팀이 뇌 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물질의 작용 원리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정지혜 건국대 교수(왼쪽)과 김세윤 KAIST 교수팀이 뇌 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물질의 작용 원리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신경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생체물질이 발견됐다. 기억장애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나 치매 등 퇴행성뇌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혜 건국대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와 박호용 연구원팀은 김세윤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박승주, 김민규 연구원팀과 공동으로 뇌에서 합성되는 화학물질인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들이 신경 활성을 조절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 23일자에 발표됐다.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은 과일이나 곡물에 풍부한 이노시톨이 체내 대사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지는 파생 물질이다. 세포 성장에 관여하며, 비만이나 당뇨, 면역 등의 과정에 관여한다. 신경 신호를 전달할 것이라고도 추정됐지만 구체적인 과정은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을 합성하지 못하는 유전자 변형 쥐를 만든 뒤 해마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얼마나 잘 분비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이 물질을 만들지 못하는 쥐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연구팀은 신경전달물질이 전달되는 세포 내 소기관인 ‘소포체’에 주목했다. 소포체는 세포 속 ‘택배차량’을 하는 일종의 주머니 모양 기관이다. 안에 상품(신경전달물질)을 담아 세포막까지 이동한 뒤, 세포막에 이르면 막과 융합되며 내부의 물질을 세포 밖에 방출시킨다. 역할이 끝나면 빈 상태로 다시 세포 안에 돌아와 다음 택배 일을 수행한다.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신경전달물질을 담은 주머니인 소포체가 체외로 배출하는 과정과, 배출이 끝난 빈 소포체를 다시 세포 내에 유입시켜 재활용하는 과정에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이 관여한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신경전달물질을 담은 주머니인 소포체가 체외로 배출하는 과정과, 배출이 끝난 빈 소포체를 다시 세포 내에 유입시켜 재활용하는 과정에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이 관여한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연구팀은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이 없는 쥐에서는 이 같은 소포체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포체의 배출은 지나치게 많아진 반면, 배출이 끝난 빈 소포체의 재유입은 느려졌다. 비유하자면 물류창고에서 나가는 택배차량은 많아져서 평소보다 물건이 많이 배송됐지만, 빈 택배차량이 되돌아오지 않아 다음 택배가 불가능해지는 상황과 같다. 


연구팀은 “기억장애나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이나 치매 등 퇴행성질환에서 이 같은 시냅스 소포체 순환의 결함이 관찰된다”며 “이 과정을 조절하는 이노시톨 파이로인산 연구를 통해 학습과 기억 등 뇌기능의 이해를 높이고 이와 관련한 뇌질환을 치료할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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