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들 지구 위협하는 소행성 발견 방해" 美 연구팀 공개

2020.03.25 17:09
지난해 11월 칠레 CTIO 천문대에서 19기의 스타링크 위성이 렌즈 앞을 지나간 모습이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제공
지난해 11월 칠레 CTIO 천문대에서 19기의 스타링크 위성이 렌즈 앞을 지나간 모습이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제공

통신위성 수천 혹은 수만대를 지구 궤도에 올려 전 세계에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기업들의 시도가 지구에 접근하는 위협적인 소행성 관측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나단 맥도웰 미국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연구원은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프로젝트 '스타링크'가 주로 해질녘과 새벽 천문 관측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투고하고 이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16일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1만 1943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전 세계에 인터넷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달 18일 발사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스타링크 위성 360개를 발사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은 지구 550km 상공을 돌며 위성인터넷을 중계한다. 하지만 태양빛을 반사해 별처럼 빛나고 있는데다 그 수가 워낙 많아 천문학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맥도웰 연구원은 위성 사업자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모든 위성의 궤도를 보고해야 한다는 점을 활용해 공개된 스타링크의 궤도를 시뮬레이션화하는 작업을 했다. 스타링크의 위치와 해의 위치에 따라 지역별로 관측되는 스타링크의 밝기와 빈도를 조사했다.

 

스타링크 위성은 해질무렵과 새벽에 수평선에 가까운 낮은 고도를 지나갈 때 많이 발견됐다. 태양이 가라앉거나 떠오를 때 태양 주변을 지나가는 위성의 반짝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위도 45~55도 지역의 여름에는 육안으로도 수백 대가 지나가는 걸 관측할 수 있는 정도로 밝았다. 반면 저위도 지역에서는 자정 전후 6시간 동안은 위성이 지나가지 않았다.

 

맥도웰 연구원은 해질무렵과 새벽에 태양 주변을 지나가는 것은 지구 근처 소행성을 관측하는 데 치명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태양 근처 방향으로 망원경이 향해야 (관측되는) 소행성의 밀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구 근처 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펼쳐져 타원 궤도를 따라 태양을 돈다. 타원 궤도의 중심을 태양이라고 하면 타원의 중심에서 떨어진 지구에선 태양쪽을 바라봐야 가장 넓은 소행성 궤도를 볼 수 있다. 반면 한밤에 태양의 정반대 방향을 바라보면 가장 좁은 소행성 궤도를 보게 된다. 문 연구원은 “초저녁이나 새벽으로 갈수록 한번 찍을 때 더 많은 소행성을 발견하고 추적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웰 연구원처럼 천문학자들은 스타링크를 비롯한 대규모 군집위성의 위험성을 직접 측정해 데이터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지난달 초 유엔 외기권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 과학기술소위원회를 참석했는데 국제천문연맹 대표와 유럽남방천문대 대표 등이 데이터를 갖고 와 정확한 피해 예상을 밝혔다”며 “특히 탐사천문학 분야에선 많은 피해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스페이스X도 천문학계에 주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1월 6일 세 번째로 스타링크를 위성 60기를 발사할 때 우주선의 반사율을 낮추기 위해 검은색으로 코팅한 스타링크 위성 ‘다크샛’도 시험 발사했다. 제레미 트레골란리드 칠레 안토파가스타대 연구원은 칠레 코이라마 천문대에서 이를 관측한 결과 스타링크의 광도가 55%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트레골란리드 연구원은 “다크샛은 육안으로는 관측되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망원경을 오랫동안 노출시켜 희미한 천체를 관측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여전히 관측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스페이스X는 반사율을 더욱 줄이기 위해 아예 태양빛을 가리는 장비를 위성에 추가로 부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제시카 앤더슨 스페이스X 수석 엔지니어는 “파라솔이나 선바이저(자동차 차광판)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차양을 장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계의 우려와 별개로 스타링크 사업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허가를 취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24일 미국 기술매체인 아스테크니카와 지디넷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FCC로부터 단말기 100만대를 대상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허가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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