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붕이 남극 빙하 지킨다

2020.03.24 17:42
남극 빙붕이 남극 빙하로 따뜻한 물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테보리대 제공
남극 빙붕이 남극 빙하로 따뜻한 물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테보리대 제공

남극을 둘러싼 빙붕(바다에 떠있는 얼음 덩어리)이 외부에서 오는 따뜻한 바닷물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하며 남극 빙하가 녹는 것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한국 연구팀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태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안나 볼린 스웨덴 예테보리대 해양학과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서남극 아문젠해 겟츠 빙붕에서 바다에 잠겨있는 두께 400m 빙붕이 외부 바닷물을 차단하는 현상을 관측했다고 이달 24일 밝혔다. 빙붕은 남극 대륙 주변 물이 얼어 만들어진 수백 m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남극 빙하와 이어져 대륙을 둘러싸고 있다.

 

연구팀은 한국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해 겟츠 빙붕 주변 바다에서 2016년에서 2018년까지 수심에 따른 유속과 염분 변화를 측정했다. 남극대륙 주변 심해는 남극대륙에 비해 따뜻한 온도를 갖는데 이 물이 빙붕을 지나 빙하로 흘러들어오면 빙하가 녹게 된다.

 

관찰 결과 빙붕에 가까워질수록 남극대륙으로 흐르는 따뜻한 바닷물의 속도가 떨어졌다. 이후 따뜻한 바닷물 중 대부분이 빙붕에 막혀 흐름이 끊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 중 30%만 빙붕 너머 빙하 하부를 녹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지름 13m의 물탱크를 만들어 남극 빙붕 근처의 해류 흐름을 재현했다. 그 결과 남극에서 발견된 현상과 마찬가지로 따뜻한 물 대부분은 흘러가다 얼음벽을 만나면 다시 되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빙붕이 없어지면 남극 빙하 하부에 따뜻한 물이 흘러들면서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남극 가장자리에서 얼음이 녹는 과정이 과학적으로 한 단계 더 밝혀졌다”며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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