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단백질·바이러스벡터·RNA 순으로 많아

2020.03.24 16:18
치료제보다 한 발 늦었지만, 코로나19를 예방할 백신 연구도 꾸준히 진척되고 있다. 최근 인체 대상 임상시험이 한 건 미국에서 시작된 데 이어 중국에서도 임상시험이 허가됐다. 전임상 단계는 48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치료제보다 한 발 늦었지만, 코로나19를 예방할 백신 연구도 꾸준히 진척되고 있다. 최근 인체 대상 임상시험이 한 건 미국에서 시작된 데 이어 중국에서도 임상시험이 허가됐다. 전임상 단계는 48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전무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치료제는 중증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백신은 감염을 예방해 개인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사회에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둘 중에서는 치료제가 조금 더 개발이 빠르다. 기존에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되던 후보 약물을 용도만 바꿔 적용하는 ‘약물재창출’ 덕분이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후보물질이던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킨’, 일본 후지필름 도야마의 ‘아비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킨은 실제 환자에게 투입된 사례가 누적되면서 비공식 임상시험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을 포함해 네 가지 유력한 치료제 후보물질을 이용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을 하기로 발표했다.


백신은 상대적으로 발걸음이 느리다. 싱가포르국립대 보건대학원이 23일 발행한 ‘코로나19 과학 보고서 : 백신’과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 발행한 ‘코로나19 후보 백신의 지형’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거나 들어갈 계획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총 두 개다. 지난주 최초로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이 미국에서 시작했고, 중국 역시 임상시험을 허가해 이달 안에 첫 임상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WHO는 2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임상 직전 단계(전임상)의 백신이 총 48종 개발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임상 및 전임상 백신 후보물질 50개를 유형에 따라 분류해 보면,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항원으로 이용하는 방식이 17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바이러스를 다른 안정된 바이러스 게놈(벡터)에 담아 마치 택배 배달하듯 체내에 전달하는 방식(바이러스 벡터 방식)이 12개로 뒤를 이었다.

 

RNA를 주입하는 방식이 8개, DNA를 주입하는 방식이 3개였다. 비활성화시킨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방식과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은 각각 1개로 소수였다. 바이러스 대신 바이러스와 닮은 구조의 단백질(바이러스유사입자, VLP)을 이용하는 방식도 1개였다. 기타 아직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방식이 7개로 조사됐다(아래 그래프).

 

세계보건기구(WHO) 및 싱가포르국립대의 자료를 분석해 임상 및 전임상 단계 코로나19 백신 유형별 비율을 계산했다. 자료제공 WHO,  싱가포르국립대
세계보건기구(WHO) 및 싱가포르국립대의 자료를 분석해 임상 및 전임상 단계 코로나19 백신 유형별 비율을 계산했다. 자료제공 WHO, 싱가포르국립대

먼저 미국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NIAID)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는 자체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16일 시작했다. 45명의 18~55세 성인을 대상으로 농도별 약효를 확인하고 안전성을 점검한다. 


이 백신은 인체 세포 안에 들어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전령RNA(mRNA)를 전달하는 유형의 백신(RNA 백신)이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세포 침투 과정에 관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조각을 생산하게 한다. 이 단백질을 인식한 인체가 방어용 항체를 만들게 해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게 원리다. RNA 백신은 백신 자체의 안정성이 낮다는 게 단점이지만, NIAID와 모더나는 안정성이 높은 서열을 발굴해 이번 백신 후보물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중국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과 중국 생명공학기업 캔시노가 18일 중국 정부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이 달 내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18~60세 성인 108명을 대상으로 농도별 약효 및 안전성을 시험할 계획이다. 동물시험을 거쳤으며 동물에서는 안전성과 면역 형성 기능이 검증됐다. 임상시험은 올해 내내 지속될 계획이다. 

 

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 게놈에 목표 유전자를 삽입해 인체에 넣는 방식(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다. NIAID와 모더나가 사용한 RNA 백신보다는 안정성이 높지만, 바이러스 벡터 자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제조에 세포가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백신의 임사시험 과정을 설명한 그림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전임상 단계가 많고 2개가 임상 1상 진행 중 또는 진행 계획 상태다. 임상 1상은 수십 명의 소규모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농도별 약효와 안정성을 시험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제공
백신의 임사시험 과정을 설명한 그림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전임상 단계가 많고 2개가 임상 1상 진행 중 또는 진행 계획 상태다. 임상 1상은 수십 명의 소규모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농도별 약효와 안정성을 시험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제공

그 외에 21일 기준으로 총 48개의 백신이 현재 전임상시험인 동물시험 중이다. 방식은 모두 다르다. RNA를 직접 주입하거나 또는 벡터에 끼워서 주입하는 방식이 많지만 다른 방식도 있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노바백스 역시 스파이크 단백질 조각을 항원으로 만든 뒤 직접 나노입자에 담아 주입하는 백신을 개발 중이다.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면역보조제를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노바백스는 10일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으며, 올해 봄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노비오는 안정적인 구조의 DNA 조각(플라스미드)을 이용해 유전자를 전달하는 D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드물지만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 역시 시도되고 있다. 중국 생명공학기업 시노백은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켜 주입하는 백신을 개발해 전임상시험 중이다. 인도혈청연구소는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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