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로나19 치명률 한국 ⅓ 수준…환자 차이? 통계 착시?

2020.03.23 11:33

세계에서 다섯번째 확진자 많은 독일, 치명률 0.4% 수준

낮은 환자 연령·우수한 의료체계 등 거론…"사후 검사 안 하는 것도 영향"

 


메르켈 총리 대국민 연설 듣는 독일 사람들
독일 오버하우젠의 한 주택 거실에서 3월 18일(현지시간) 사람들이 TV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대국민 연설을 듣고 있다. 

독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아 나왔음에도 치사율은 눈에 띄게 낮은 이유를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독일은 사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가 모든 사례를 포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추측부터, 증상이 없더라도 본인이 원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2일(현지시간) 독일의 코로나19 치사율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이유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소개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실시간 집계를 보면 이날까지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3천974명, 사망자는 92명으로 치명률은 0.4%다. 비슷한 시기에 사망자가 급증한 이탈리아(9.3%), 이란(7.8%), 영국(4.9%)뿐만 아니라 사망자가 비교적 적은 미국(1.3%)이나 한국(1.2%) 등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22일 평소와 달리 인적과 차량 통행이 드문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의 문 앞 도로
 

전문가들은 환자 구성이나 검사 기준의 차이, 의료 인프라 격차 등을 원인으로 거론했다.

 

독일 확진자의 구성을 보면 다른 나라에 견줘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양성 판정자의 평균 연령은 47세로, 세계 최고 치명률을 기록한 이탈리아 확진자의 평균 연령(63세)보다 훨씬 낮다.

 

독일 초기 확진자의 연령대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았는데, 그들 중 다수가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의 스키 리조트에서 돌아온 사람들로 확인됐다.

 

젊으면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회복할 개연성이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기저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커 사망 위험도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독일에서 치사율이 낮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의사이자 전염병학자인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사회시민당 의원은 "독일에서는 많은 노인이 사회 접촉을 거의 하지 않지만, 젊은 층은 이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연령이 낮은 것이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18일 독일 에센의 한 병원에 설치된 작업장에서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적극적인 검사가 치명률 통계를 '희석'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리라는 가설도 제기됐다.

 

독일은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기 전부터 가벼운 증상을 보이더라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확진자가 다른 나라보다 많고, 이 때문에 치사율이 낮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독일이 한국만큼 코로나19 검사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감염 초기 증상을 보이거나 중국 우한(武漢)시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州) 등 고위험 지역을 다녀왔다면 누구든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약 한 달 전부터 마련했다고 전했다.

 

독일 일부 병원에서는 감기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며, 어떤 의사들은 코로나19 진단키트만 있다면 검사를 받길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검사를 해줬다고 한다.

 

RKI의 로타 빌러 소장은 독일이 일주일에 16만건에 달하는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독일 건강보험의사협회는 하루에 1만2천건의 검사를 진행할 역량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 독일 적십자사의 헌혈 캠페인 중 채취한 혈액 검체들
 

젊은 환자가 많고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한 것은 한국도 비슷하지만 독일의 치명률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은 독일보다 검사량이 더 많다.

 

이에 따라 독일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가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자연히 뒤따른다.

 

한국과 다른 검사 기준에 주목하는 견해도 있다.

 

독일은 이탈리아, 한국 등과 달리 사망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 공식 통계 수치에 반영하지 못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기저질환으로 입원해 있다가 숨지거나 확진 전에 사망했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독일 보건당국의 사망자 집계에서 제외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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