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북미 장비 공급망도 '위태'…'반도체 코리아' 계획 차질

2020.03.22 09:30

 


반등 노리던 반도체 노심초사…코로나19에 위축되나 (CG)
 
[연합뉴스TV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 전략기지인 유럽과 미국 등지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지 공장 셧다운과 인력 이동 제한이 현실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생산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버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유럽·북미 경기 위축에 따른 회복세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 위태로운 반도체 장비 공급망…"장기화 땐 투자계획 차질"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Lamresearch)는 지난 17일 정부 지침에 따라 3주간 미국 프리몬트와 리버모어 지역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이 임직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순차 재택근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고,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도 캘리포니아 본사 인원에 한해 재택대기에 돌입했다.

 

 

램리서치, ASML, AMAT는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HS코드 848620) 수입액 가운데 미국과 네덜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2.5%에 달했다.

 

 

이들 공장이 멈춰 서면 반도체 설비 신규 증설이나 램프업(생산량 증대)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사 중인 평택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2기 라인을 건설 중이며, 중국 시안(西安) X2와 국내 화성 V1 라인은 램프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화성 사업장은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생산라인으로, 해당 기술을 갖춘 ASML의 장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네덜란드 확진자가 최근 폭증하고 있고 특히 ASML 본거지인 노르트브라반트 지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SK하이닉스도 이천 M16 공장을 짓고 있고 청주 M15, 중국 우시(無錫) C2F 생산라인도 장비를 채워가고 있다.

 

 

이 밖에도 설비 개조, 부품 교체 등에 장비 공급이 필요하고 설비 설치작업 때 본사 전문가가 파견돼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인력 이동 제한으로 정상적인 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연간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유럽과 미국 장비 업체들이 한국에 법인을 두는 경우가 많아 파견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격상승·서버수요 기대 여전" vs "더블딥 가능성"

 

 

 

 

아직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상무는 "불확실성은 있지만 당장 사업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며 "증설이 늦춰지면 공급 부족 우려로 오히려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기 대비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고, 비대면(언택트) 소비 확산에 따른 서버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뉴욕 전광판에 나타난 코로나19 예방 메시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코로나19 글로벌 펜데믹 영향으로 경기 악화 시그널이 증권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업계에서는 부정적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최근의 반도체 주가 하락은 반도체 사이클의 더블딥(double dip·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은 메모리 가격 강세를 가정해 추정치를 내고 있으나 실적 전망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수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전분기 대비 2% 줄어들 것으로 보고 2분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업계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IDC는 최악의 경우 올해 반도체 시장이 작년 대비 12% 이상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했고, 역성장 확률은 80%에 달한다고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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