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감염병 15분만에 정체 가린다

2020.03.19 16:22
장승기 포스텍 교수(가운데)와 실험실 연구원들. 포스텍 제공.
장승기 포스텍 교수(가운데)와 실험실 연구원들.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장승기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분자 집게’의 일종인 ‘압타머’를 이용해 15분만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바이러스 진단검사법에는 분자진단법, 항원·항체법, 세포배양법 등이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진단법은 분자진단법에 속한다. 민감도가 매우 높지만 검체를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야 하고 6시간 이상 소요되며 비용도 비싸다. 

 

세포배양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대규모 검사에 적합하지 않다. 또 항원항체를 이용한 코로나19 진단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장승기 교수 연구팀은 압타머사이언스와 함께 새로운 ‘압타머’ 발굴 방법을 개발하고 15분 내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신속 진단법을 개발했다. 

 

압타머는 DNA나 RNA로 이뤄진 핵산물질이다. 간단한 저분자 화합물에서 단백질 같은 고분자 물질에 이르는 다양한 표적에 결합하는 분자 집게로 불린다. DNA 압타머는 염기서열만 알면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합성할 수 있다. 

 

압타머는 ‘셀렉스(SELEX)’라는 과정을 통해 발굴된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표적으로 사용되는 외피 단백질이 막단백질이기 때문에 기존 셀렉스 방법으로는 압타머를 발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막단백질을 따로 분리 정제하는 대신 ‘배큘로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이 바이러스의 외피에 표적 단백질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배큘로 바이러스는 곤충에 감염하는 바이러스로 인체에 무해하며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데 흔히 이용되는 바이러스다. 이렇게 재조합된 바이러스를 다시 분리 정제해 셀렉스에 사용하는 ‘바이로-셀렉스’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기반으로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작용하는 새로운 압타머를 발굴했다. 이 압타머 쌍을 이용해 색깔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15분이 소요된다. 

 

장승기 교수는 “새로 개발한 바이로-셀렉스 방법을 이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피 단백질에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을 가진 압타머를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오브 바이오메디컬 나노테크놀로지’와 ‘영국 왕립학회지(Analyst)’에 잇따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배양 시설을 갖춘 한국화학연구원, 압타머를 이용한 진단법을 개발한 압타머사이언스와 공동으로 코로나19 진단법 개발을 시작했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신종 바이러스 진단 및 치료제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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