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마세요. 이길 수 있어요"…국내 코로나 완치 어린이 환자, 약한 증상만 보였다

2020.03.18 17:49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어린이 환자 임상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어린이 환자 임상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며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완치된 어린이 환자가 미열과 가래 등 약한 증상만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어린이 코로나19 환자 임상 사례가 공개된 건 처음이다.

 

최은화 분당서울대병원 소아과 교수 연구팀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한 10세 여아의 임상 경과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이달 16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달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매장을 운영한 환자의 삼촌이 지난달 1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엄마는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는 삼촌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인 2일과 5일, 엄마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이틀이 지난 7일에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을 당시 환자는 체온이 37.3도로 약간 올라 있었다. 설사나 구토 증상은 없었다. 입원 당일인 19일 체온은 37.7도였다. 당시에도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은 없었다. 다만 입원 전 3일 동안은 가래 증상을 보였다. 엑스레이상에선 폐의 염증으로 인한 침윤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늑막에 가까운 폐 부위에서 불규칙하게 퍼져 있는 불투명한 결절이 일부 보였다.

 

입원 후 검사에서는 비인두(코)와 목,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입원 16일 차부터는 비인두와 목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대변에서는 17일 차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침과 혈청, 소변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환자는 음압격리실에서 치료를 받았을 뿐 별다른 항바이러스 요법을 받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가 보인 유일한 증상은 미열과 소량의 가래였다”며 “경증 폐렴을 보였지만 항바이러스 요법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린이 코로나19 환자 연구는 중국에서도 많은 수가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비슷하게 경미한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서 결절이 발견된 점도 비슷했다. 연구팀은 “이들 연구에서도 감염된 어린이 대부분 증상이 가볍거나 일부는 무증상이었다”며 “발열과 기침이 가장 흔했고 콧물 또는 설사나 구토를 했으나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린이 환자가 왜 증상이 약한지는 여전히 알 수 없으나 연구팀은 어린이가 선천성 면역이 강한 점, 급성 염증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점이 이러한 결과를 낳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다만 연구팀은 “기저질환이 있는 어린이들의 경우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어 계속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지역감염이 발생하며 어린이 환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19세 이하 환자는 525명에 이른다. 지난달 23일 1.5%에서 집단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일주일 만인 이달 1일엔 4.7%, 이달 18일에는 6.2%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연구팀은 어린이 환자가 늘어나면 감염병 전파가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상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례를 보면 아이들은 가족과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빠르게 전파해 확산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조치에 놓이는 어린이 또한 늘어나는 만큼 어린이의 격리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분석한 환자는 코로나19로 확진된 엄마와 같은 방을 썼다”며 “어린이는 누군가 돌봐야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자가 격리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보호자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 장비 등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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