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진단키트 성능 비판? "실은 다른 기술 잘못 비교한 것"

2020.03.15 17:29
11일 미국 하원의원 청문회에서 마크 그린 미국 테네시주 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로버트 레드필트 미국질병통제센터장의 모습이다. ″급성 감염 진단을 위해 코 속 등에서 항원을 측정하는 것은 분자진단법이라고 한다. 의원이 이야기한 기술은 혈청학적 진단이다″라고 답변하는 대목이다. 마크 그린 의원 트위터 동영상 캡쳐
11일 미국 하원의원 청문회에서 마크 그린 미국 테네시주 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로버트 레드필트 미국질병통제센터장의 모습이다. "급성 감염 진단을 위해 코 속 등에서 항원을 측정하는 것은 분자진단법이라고 한다. 의원이 이야기한 기술은 혈청학적 진단이다"라고 답변하는 대목이다. 마크 그린 의원 트위터 동영상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을 진단하는 국내 진단키트에 대해 미국질병통제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이 ‘신뢰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서면 보고를 미국 하원의원에게 보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국내 진단의 정확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미 이런 주장이 처음 나온 1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도 CDC 센터장이 “(한국 등 세계에서 이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의회에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한 진단법은 목적이 서로 다른 별도의 기술”이라며 둘의 비교는 잘못됐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려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에서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해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는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환자 확진에 쓰이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국내 기술의 신뢰성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도 이 기술을 문제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진단기술에는 전세계가 현재 모두 활용하고 있는 RT-PCR 기술 외에 항체를 측정하는 기술, 신속진단기술 등 다양한 다른 기술이 있다”며 “(RT-PCR이 아닌) 이들 기술을 사용한 국내 제품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신청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진단검사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기술이 아직 진단의 신뢰성을 평가할 때 필수적인 민감도(환자를 정확히 판정하는 특성)나 특이도(환자가 아닌 사람을 정확히 판정하는 특성) 등을 검증받지 못한 상태이고 세계 어느 나라도 이들을 확진에 이용하는 나라는 없다”며 “따라서 미국이 아직 검증이 안 된 이들 기술에 대해 신뢰성을 문제삼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현재 한국이 이용하는 RT-PCR 기반의 진단기술의 신뢰성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기업이 만들어 국내에서 확진 용으로 사용중인 4개 키트(13일 신규 승인 받은 키트 포함 5개) 가운데 일부가 FDA에서 현재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애초에 이번 논란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논란은 지난 11일 마크 그린 미국 테네시주 하원의원이 청문회에서 “FDA가 서면을 통해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적절하지 않으며 FDA는 비상용으로라도 미국에서 사용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린 의원은 “CDC와 NIH와 통화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 진단키트는 하나의 항체(면역글로불린, Ig)만 검사하지만 미국 키트는 IgG와 IgM 두 개의 항체를 검사한다”며 "미국산이 더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항체에는 IgA, IgD, IgE, IgG, IgM 등 총 5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보다 두 가지를 사용하는 게 더 정확도가 높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그린 의원이 서로 다른 두 진단법을 혼동했기 때문에 한 질문이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확진에 사용되는 RT-PCR 법은 바이러스 RNA 속 특정 염기서열의 존재를 측정을 통해 확인하는 기술로, 이 기술에서는 항체를 측정하지 않는다. 항체를 측정하는 것은 혈청학적 진단(또는 항체진단)이라는 다른 기술로, 병원체 감염 뒤 체내에 형성된 단백질(항체)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센터장 역시 그린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급성 감염을 진단하기 위해 코 속 시료의 항원을 측정하는 ‘분자진단법’이라는 기술”이라며 “(그린 의원이) 언급한 내용은 혈청학적 진단’이라는 다른 기술이다. 감염병이 얼마나 퍼졌고 몇 명이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알고 감시에 활용하기 위해 콧물 등의 항체를 측정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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