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학 스위칭 소자' 쩍쩍 갈라 이온 고속도로 낸다

2020.03.09 19:07
손준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와 박재성 박사 연구팀은 고체기반 전기화학 스위칭 소자의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포스텍 제공
손준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와 박재성 박사 연구팀은 고체기반 전기화학 스위칭 소자의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포스텍 제공

이온이 흐르는 소자에 고의로 이온 지름길로 쓸 수 있는 결함을 내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손준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박재성 박사 연구팀은 최시영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고체기반 전기화학 스위칭 소자의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전기화학 스위칭 소자는 이온의 산화환원 상태를 조절했을 때 전기 및 광학적, 기계적 특성이 바뀌는 소재다. 소자에 가한 전압에 따라 투과도와 변형률이 바뀌는 성질을 이용해 스마트 윈도우나 구동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산화바나듐(VO₂) 소재가 대표적으로 쓰인다. 이 소자의 성능은 이온의 이동 속도를 조절해 바꿀 수 있다.

 

연구팀은 대칭성이 높은 육각 원자 구조를 갖는 산화알루미늄 기판 위에 대칭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원자 구조를 갖는 VO₂ 박막을 키웠다. 그 결과 두 소재의 대칭성 차이로 인해 VO₂ 박막에서 나노미터(㎚·10억분의 1m) 간격마다 ‘면결함’이 만들어졌다. 면결함은 VO₂가 산화알루미늄 기판의 결정성에 따라 억지로 구조를 형성하려다 깨지면서 만들어지는 경계면이다. 면결함은 마른 논이 갈라진 것처럼 박막 표면이 이리저리 갈라진 모양으로 나타난다.

 

수소 이온은 물질의 격자를 타고 움직이는 것보다 이 면결함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면결함을 통한 확신 계수와 기체에서 고체 소자로 전달되는 정도를 뜻하는 계면 교환 계수가 모두 수십만 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면결함이 수소 이동을 위한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면결함을 추가한 VO₂ 전기화학 트랜지스터를 제작해 분석한 결과 동작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바나듐(VO₂) 박막 사이사이 깨진 부분처럼 보이는 공간이 면결함이다. 수소 이온은 이산화바나듐을 통과하는 것보다 이 면결함을 따라 움직일 때 훨씬 빠른 속도를 보였다. 포스텍 제공
이산화바나듐(VO₂, 왼쪽 노란 색) 박막 사이사이 깨진 부분처럼 보이는 공간이 면결함이다. 수소 이온은 이산화바나듐 결정을 통과하는 것보다 이 면결함을 따라 움직일 때 수십만 배 빠른 속도(오른쪽 그래프)를 보였다. 포스텍 제공

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온이 소재 격자 내부의 면결함을 타고 흐르는 원리에 대해 근본적인 결과를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얻어진 소재 원천기술은 이온 이동을 활용하는 센서와 액추에이터, 전기변색 스마트 윈도우, 뉴로모픽 소자와 같은 응용 기술의 동작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지난달 10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나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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