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 '야생동물 카페' 2년 새 배로…감염병 매개 우려

2020.03.08 09:30

 


라쿤(CG)
 
[연합뉴스TV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수 공통 감염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야생동물을 전시하거나 만져보는 카페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동물복지 문제연구소 어웨어와 휴메인벳이 내놓은 '전국 야생동물 카페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야생동물 카페는 작년 7월말 기준 64개로 조사됐다.

 

 

2017년 35개에서 2년 만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야생동물 카페는 야생동물을 카페에서 사육·전시하고 방문객이 동물을 직접 만져보거나 먹이를 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국내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라쿤, 미어캣, 희귀종 고양이, 너구리 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2010년대 중반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문제는 관련 법이 마련되지 않아 야생동물 카페 내 전시 동물의 보건·역학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야생동물이나 가축을 10종 이상 혹은 50개체 이상 보유·전시하는 시설을 동물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환경부에 시설을 등록하고 매년 한 번 운영관리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야생동물 카페 중 상당수가 현재 동물원수족관법 규정보다 소규모 시설이어서 등록 대상이 되지 않는다.

 

 

등록 시설이라 하더라도 서류상 등록 요건만 충족하면 되는 탓에 규제가 헐거운 편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등 연관된 다른 법에서도 국제적 멸종 위기종 등이 아닌 이상 시설 등록 없이 일반 야생동물을 전시할 수 있게 돼 있다.

 

 

현재로선 야생동물 카페에 전시된 동물이 어디에서 사육됐고 번식됐는지, 어떤 환경에서 수입됐는지, 예방 접종은 제대로 했는지 등은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카페 내 야생동물이 병원균을 보유하고 있다가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과 접촉하며 인수 공통 감염병이 전파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경고한다.

 

 

이항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국내 검역 체계는 대부분 축산·농업 위해 질병 방역 중심이어서 전시를 위해 수입되는 야생동물에 대해선 검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야생동물을 위한 예방 접종도 개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생동물 카페에서 인수 공통 감염병이 전파한 사례가 아직 없더라도 바이러스가 언제 새로운 변이를 일으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문제의식 때문에 국회에서는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야생동물의 전시를 금지하거나 큰 규모의 야생동물 카페의 경우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해야 한다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나 계류 상태다.

 

 

이 교수는 "야생동물 카페 등 전시시설에 대한 허가제를 도입하고 인수 공통 감염병 가능성, 동물 복지 준수 여부 등 허가 조건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생동물 카페 등의 관리 문제가 제기되자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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