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질량블랙홀이 만든 빅뱅 이후 최대 폭발 흔적 확인

2020.03.03 13:06

약 3억9천만광년 밖 은하단에 150만 광년 크기 구멍 만들어

 


뱀주인자리 은하단 중심과 공동(空洞)의 벽
 
찬드라와 XMM-뉴턴의 X선(분홍색), GMRT의 전파(청색), 2MASS의 적외선(흰색) 관측 자료를 합성한 것이다. [Chandra: NASA/CXC/NRL/S. Giacintucci, et al., XMM: ESA/XMM; Radio: NCRA/TIFR/GMRT; Infrared: 2MASS/UMass/IPAC-Caltech/NASA/NSF 제공]

 

 

빅뱅 이후 우주에서 관측된 것 중 가장 규모가 큰 폭발이 확인됐다.

 

이 폭발의 흔적은 지구에서 약 3억9천만광년 떨어진 뱀주인자리 은하단의 중심에 있는 한 대형 은하의 초대질량블랙홀(SMBH) 주변에서 포착됐다.

 

미국 해군연구소의 천문학자 시모나 지아친투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초대질량블랙홀이 물질을 분출하며 주변을 감싸고 있는 초고온 가스(플라스마)에 공동(空洞)을 만들어낸 것을 확인하고 관련 논문을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블랙홀은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게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질과 에너지를 분출하며 폭발해 우주공간에 충격을 가하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나 이번 폭발은 태양이 평생 내뿜는 에너지의 약 1천억배에 달하는 양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엄청난 규모로, 지금까지 알려졌던 우주 최대의 폭발인 MS 0735+74 때보다 5배나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천개의 은하가 모여있는 뱀주인자리 은하단의 플라스마에 만들어진 공동은 사실 지난 2016년에 X선 망원경을 통해 처음 관측됐다.

 

당시 은하단의 X선 이미지에서 이상하게 굽은 가장자리가 포착돼 학계에 보고됐지만, 중심 은하에서 약 40만 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있고 공동이 약 150만 광년에 걸쳐 펼쳐져 있어 초대질량블랙홀이 물질을 분출하며 만들어낸 벽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정도 공동을 만들어내려면 통상적인 분출의 수백에서 수천 배에 달하는 초대형 분출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지아친투치 박사 연구팀은 그러나 X선 우주망원경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와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턴의 관측 자료에 더해 저주파 전파망원경인 머치슨 광시야 배열(MWA)과 자이언트 미터파 전파 망원경(GMRT) 자료를 분석해 굽은 가장자리가 공동의 벽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굽은 가장자리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에서 나오는 전파로 채워진 지역과 맞닿아 있는 것을 찾아냈는데, 이런 빛에 가까운 가속은 초대질량블랙홀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전자들이 적어도 2억4천만년 전에 이뤄진 강력한 폭발로 가속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뱀주인자리 은하단 중심의 블랙홀은 현재는 물질을 분출하지는 않고 있다.

 

지아친투치 박사는 "이 폭발은 몇 가지 면에서 1980년 세인트 헬렌스 화산 폭발로 산 정상이 날아간 것과 유사하다"면서 "가장 큰 차이점은 은하단의 플라스마에 구멍을 낸 폭발의 분화구가 우리은하 15개를 일렬로 늘어놓은 것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NASA 고더드우주비행센터의 막심 마르케비치 박사는 "전파망원경 자료는 장갑 안의 손처럼 X선 내에 딱 들어맞는다"면서 "이는 이곳에서 유례없는 규모의 폭발이 있었다는 점을 말해주는 결정적 사실"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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