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금속이 카이랄성을 띠는 순간

2020.02.29 09: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7일 금속이 특정 조건에서 '카이랄성'을 띠게 되는 현상을 표현한 그림을 표지에 담았다. 

 

누 제딕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팀은 전이 금속을 특정 온도 이하로 냉각시키면 전자들이 스스로 결정형으로 배열되면서 카이랄성을 띠는 현상을 관찰하는 데 성공해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이날 공개했다.

 

카이랄성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구조와 모양이 똑같이 생겼지만 마치 거울에 비친 듯이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어 서로 겹쳐질 수 없는 분자구조를 말한다. 자연계에서는 DNA나 단백질 아미노산, 단당류 등 생체분자들은 대부분 카이랄성을 띠고 있다.  

 

카이랄 분자들은 구성성분이 같고 분자구조도 똑같지만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L형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수백 배나 단 맛이 나지만, 이것을 거울에 비춘 듯한 D형 아스파탐은 쓴 맛이 난다. 

 

연구자들은 카이랄 분자의 방향을 구분하기 위해 광학활성을 이용한다.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편광)에 대해 반응하는 성질이 서로 반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생체분자들만 카이랄성을 띤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속 등 무기물 재료에서도 인위적으로 카이랄성을 띠게 해 새로운 특성을 만드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또 카이랄 분자가 편광을 만났을 때의 반응이 다르다는 성질을 이용해 반도체 등 소재를 개발하기도 한다.

 

금속은 원래 카이랄성을 띠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인위적으로 전자 배열을 바꾸면 카이랄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자이로트로픽 배열 현상'은 예를 들면 콜레스테릭 액정에서도 나타난다. 콜레스테릭 액정은 네마틱 액정에 카이랄 특성이 더해져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현상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팀은 전이금속인 디칼코제나이드 티타늄 디셀레니드(1T-TiSe2)를 임계 온도 이하로 냉각켜 자이로트로픽 배열 현상을 유도했다. 그리고 편광된 빛이 발산되면서 카이랄성을 띠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금속을 인위적으로 카이랄성을 띠도록 제어해 특성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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