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과학]잠수복이 진화한다

2020.03.01 06:00
다이빙 헬멧을 쓴 잠수부의 모습

20세기 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술사는 미국의 해리 후디니였다. 그는 감옥이나 물속에서 탈출하는 마술로 유명했다. 안전한 탈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자신의 탈출 기술을 다른 분야에도 활용했다. 그중 하나가 잠수 장비다. 바닷속은 우주만큼이나 극한의 세계다. 바닷속에서는 차가운 물에 맞서 체온을 유지해야 하고, 깊어질수록 강해지는 수압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해리 후디니의 잠수복 그림. 출처 Harry Houdini
해리 후디니의 잠수복 그림. 출처 Harry Houdini

그가 주목한 것은 1820년대 영국의 발명가 존 딘과 찰스 딘 형제가 개발한 다이빙 헬멧이다. 딘 형제는 유리창이 달린 구리 헬멧에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긴 가죽 호스를 달아 이것을 개발했다. 다이빙 헬멧을 쓰고 영국 해군의 침몰선을 인양하는 데도 성공했다. 후디니는 이 다이빙 헬멧을 개량해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잠수복을 만들었다. 1921년 3월 1일에 이 잠수복으로 특허를 받았다.

개량 후에도 다이빙 헬멧은 여전히 무겁고 불편했다. 1936년, 다이빙 헬멧을 쓰고 강연을 하려 했던 초현실주의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청중 앞에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개량 후에도 다이빙 헬멧은 여전히 무겁고 불편했다. 1936년, 다이빙 헬멧을 쓰고 강연을 하려 했던 초현실주의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청중 앞에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잠수복은 무겁고 공기 호스가 물 밖으로 이어져 있어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널리 쓰이는 잠수 기구인 ‘아쿠아렁’은 1943년 프랑스의 해군 장교 자끄-이브 쿠 스토와 공학자 에밀 까냥이 만들었다. 압축공기를 담은 탱크에 호흡 장치를 연결해 적당한 압력의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물 밖으로 이어진 공기 호스가 없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부터 쓰이던 잠수 장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단단한 재질로 강한 수압을 막아주는 다이빙 헬멧은 지금도 깊은 수심에서 오랫동안 작업할 때 쓰인다. 이처럼 새로운 발명이 항상 옛날 장비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아쿠아렁은 현재 레포츠 등에 널리 쓰이는 잠수 기구의 원형이다.
아쿠아렁은 현재 레포츠 등에 널리 쓰이는 잠수 기구의 원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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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5호(3.1 발행) . [이달의 과학사] 다이빙 헬멧에서 아쿠아렁으로, 잠수복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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