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력 빠르게 알아내는 기술 개발

2020.02.25 13:01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로 침투하는 감염 전략을 갖는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인간 감염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용체 결합 부위(RBD, 노란색)를 인간 세포 수용체(초록색)와 결합시킨 후 세포로 침투하는데, RBD만을 분석해 이같은 감염 능력을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네이처 미생물학 제공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로 침투하는 감염 전략을 갖는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인간 감염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용체 결합 부위(RBD, 노란색)를 인간 세포 수용체(초록색)와 결합시킨 후 세포로 침투하는데, RBD만을 분석해 이같은 감염 능력을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네이처 미생물학 제공

미국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를 유발한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감염력을 더 끌어올리는 단백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센트 먼스터 미국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 연구원팀은 인간에게 위험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쉽고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이달 24일 발표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만 4만 종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의 위험성을 일일이 평가하기는 어렵다.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단일 게놈 합성 비용은 한번에 1만 5000달러(1800만 원)에 달하는 데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코로나바이러스 대부분이 발견에 머무를 뿐 99%가 연구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때문에 전염병이 발발하고 나서야 위험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되는 이유는 돌연변이로 인해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능력을 갖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에 숙주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를 감염시키는 단백질을 갖고 있다. 이 단백질이 인간 숙주 세포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도록 변화하면 인간에 감염을 일으킨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총 4개 속을 갖고 있는데 이중 베타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수용체 결합 부위(RBD)를 갖고 있다. 사스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돼지유행성설사바이러스 등 인간과 동물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두 베타 속이다.

 

연구팀은 베타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방식에 착안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만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이러스에서 RBD를 만들어내는 DNA를 합성하고 이를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속 RBD 유전자와 교환한 후 키메라 바이러스를 만들어 인간 세포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기술이다. 스파이크 단백질 몸통에 검사를 원하는 RBD 블록만 갈아 끼우는 것이다. 여기에 바이러스엔 형광 단백질을 넣어 세포가 감염되면 빛을 내도록 해 바로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게놈 지도가 알려진 30개 베타 코로나바이러스의 RBD를 검사했다. 그 결과로 RBD를 3개의 계통형(clade)으로 분류했다. 계통형은 조상은 같으나 구성이 조금씩 차이 나는 생체를 분류하는 말이다. 1번 계통형은 인간 세포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 전략을 쓴다. 2번 계통형은 결합하는 수용체는 제각각이나 숙주의 프로테아제 효소를 이용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끊어내고 세포로 들어가기 쉽게 하는 전략을 쓴다는 점이 같았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여기에 속한다.

 

이 기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분석하는데도 쓰였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게놈 정보가 공개된 지 12일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가 ACE2임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1번 계통형에 속하지만 여기에 특이하게 2번과 3번 계통형이 갖는 아미노산도 일부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CE2를 목표로 하면서도 스파이크를 끊어내 감염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1번 계통형과 다른 계통형 사이 재조합으로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먼스터 연구원은 “이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다시 바이러스학을 배우느라 헤매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바이러스의 기능에 관한 데이터를 알고 있으므로 어떤 바이러스가 인간을 감염시키는지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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