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탈까 말까" 일상을 공포로 만든 코로나19 바로 알기

2020.02.24 18:28
서울 지하철 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소독제 살포가 진행됐다. AP/연합뉴스 제공
서울 지하철 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소독제 살포가 진행됐다. AP/연합뉴스 제공

이달 24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자 수가 833명으로 치솟았다. 전날과 비교해 231명이 증가한 것으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가 됐다. 이런 폭발적인 감염자 증가 추세에 여러 전파 경로가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무생물의 표면에서 최대 9일까지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된 감염 경로인 비말(침방울) 전파 대신 감염자의 손이나 감염자가 만진 물건의 표면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접촉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크루즈 집단 감염 사태 원인으로 '접촉 전파' 지목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13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13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13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 13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학병원, 보훔루르대 연구팀은 일반 감기 증상을 나타내는 인간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상온에서 유리와 플라스틱, 금속 등 무생물 표면에 묻었을 때 평균 4~5일, 최대 9일까지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병원감염저널' 6일자에 발표했다.


바이러스가 대개 무생물 표면에서 2~3시간 동안 전염성을 띠는 것에 비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꽤 오랫동안 생존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며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만큼, 비슷한 전염성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감염자 691명이 나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례도 접촉 전파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13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쿠라이 시게루 일본 이와대 의대 교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감염 확산 원인으로 배의 난간을 지목했다. 배 안에 설치된 난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붙어 있다가, 이 난간을 손으로 짚는 등의 접촉을 통해 승객에게 전파됐을 것이란 주장이다.


메르스 때 대중교통 전파사례 없어…코로나19도 마찬가지

 

코로나 19의 충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는 모습이다. 도쿄AP/연합뉴스 제공
코로나 19의 충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는 모습이다.. 도쿄AP/연합뉴스 제공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등을 통한 감염 확산에 대해 우려한다. 손잡이를 잡거나 누군가 기침을 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확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감염자 중 일부가 증상이 나타난 이후 시외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통해 메르스 전파가 확인된 사례는 없다.


이번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발견된 사례가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대중교통 수단이나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확진되는 사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가족이나 직장 동료처럼 조금 더 밀접하고 반복적으로 감염자에 접촉된 분을 찾아 신속하게 격리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전환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 데에는 버스나 지하철이 환기가 되는 트여진 공간이라는 이유가 있다. 통풍이 잘되는 곳에선 바이러스가 잘 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적어지는 것이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가 전달되기도 힘들다.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환자와 4시간 동안 비행기를 같이 탄 경우에도 주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WHO “코로나19, 음식물로 전염 안돼”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돌기 모양이 스파이크(S) 단백질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단백질이 세포의 표면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DC 제공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돌기 모양이 스파이크(S) 단백질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단백질이 세포의 표면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DC 제공

최근에는 오염된 음식물로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상하이 제2군사의과대학 창젱병원 연구팀은 호흡기 외에도 식도와 위, 결장 등 소화기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ACE2)를 발견했다며, 이곳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31일 바이오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표면에 나 있는 ACE2 수용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식물을 통해 전파됐다는 증거는 없다. 코로나19는 입이 아니라 콧구멍이나 눈의 점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칩입하는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다. 감염자와 같이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눌 경우 침방울이 튀어 감염이 일어날 순 있지만 음식을 통해서 전파되지 않는다. 뜨거운 음식의 온도도 견디지 못한다. 따라서 음식물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은 극히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현재까지의 과학적 증거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스나 메르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들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는 오랜 시간 견딜 수 있지만 일반적인 요리 환경인 70도가 넘는 온도에는 취약한 만큼 익히지 않은 우유와 고기, 내장 등을 취급할 때만 주의하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우유의 경우 끓이는 것이 아닌, 우유 가공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WHO는 만에 하나 상황을 대비해 음식물 감염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소변 통해 전염 가능해…항상 손 씻어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코로나19. 마크로젠 제공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코로나19. 마크로젠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소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중국 광둥성 선전제3인민병원 연구팀은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의 대소변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손이나 음식물을 거쳐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대소변으로 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과 함께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미 대소변을 통한 전염 가능성을 언급했다. 종난샨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는 지난달 30일 광저우일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침이나 분비물을 통해 주로 전염되지만 대소변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는 미국의 확진 환자 대소변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를 발견했다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코로나19 감염자의 위층에 살던 사람이 감염되는 일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화장실 물을 내릴 때 환자의 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하수관을 통해 이웃으로 전파됐다고 보고 있다. 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 당시에도 변기 물을 내릴 때 생성된 바이러스 에어로졸이 배수구를 통해 다른 집들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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