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촬영 '무증상' 환자도 코로나19 전파 가능성 있어"

2020.02.23 19:12
서울 지하철 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소독제 살포가 진행됐다. AP/연합뉴스 제공
서울 지하철 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소독제 살포가 진행됐다. AP/연합뉴스 제공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이른바 ‘무증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환자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정밀 폐 진단에서조차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완벽한 무증상 환자가 여러 주변 사람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학계에 새롭게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예외가 아니라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데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왕메이윤 중국 정저우대 인민병원 교수팀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살다 허난성 안양을 여행한 20세 여성 환자 A씨와 그 가족의 감염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환자가 폐 CT 촬영에서조차 아무런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은 완벽한 무증상 환자임에도 나머지 가족 환자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21일자(현지시간)에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우한 시에 사는 A씨는 두 명의 가족을 만나러 1월 10일 허난성 안양을 방문했다. 13일 A씨는 먼저 만났던 두 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일가 친척과 함께 안양 시내의 병원에 입원한 다른 친척을 찾았다. 당시에 이 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문제는 이후였다. 동행했던 친척 5명이 모두 발열과 기침 등의 증세를 보였고, 검사 결과 코로나19 환자로 판정을 받았다. 모두은 폐렴 증세를 보였고, 그 중 두 명은 상태가 심각했다. 이들은 우한에 다녀온 적이 없었고, 따라서 A씨가 유력한 최초 감염자로 의심 받았다. A씨는 바로 격리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2월 11일까지 아무런 발열 증세나 기침 등 호흡기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1월 27일과 31일 두 번에 걸쳐 흉부 CT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백혈구 수치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실시간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을 이용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는 양성과 음성이 번갈아가며 나왔다. 이런 상태는 2월 8일까지 반복됐다.


연구팀은 “RT-PCR에서 양성이 나왔던 결과가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가족 환자는 우한에 다녀오지 않았다. 발생 순서를 고려했을 때 무증상 감염자(A씨)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10세 소년이 무증상 감염자였던 사례가 있지만, 이 때에도 흉부 CT에서는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며 “만약 이번 환자와 같은 발열, 호흡기 및 흉부CT 무증상 사례가 또 존재한다면 코로나19 방역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이 전파력을 얻은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를 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없는 무증상 환자가 코로나19를 감염시킬 가능성은 여러 국내외 전문가 사이에서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달 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보건당국 전문가와 과학자 등 20명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서한을 보내 “중국 후베이 지역에서 넘어온 독일인 1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2명이 증상이 없었지만 목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며 “경미한 증상조차 없는 사람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찾았다”고 보고했다.


20일에는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증상이 없는 가족이 다른 가족에게 전파를 시킨 사례가 학술지 '감염병저널'에 이미 보고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외에 일부 국외 전문가들이 중국이 초기에 무증상 감염 환자가 존재함에도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무증상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높아진 상태다. 이번 연구로 무증상 감염의 범위가 한층 넓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
    * 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에는 실명확인 과정을 거쳐야 댓글을 게시하실수 있습니다.
    * 실명 확인 및 실명 등록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 (2020. 4. 2 ~ 2020. 4. 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