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위기경보 최고단계 '심각' 격상…中제외 최대 日크루즈선 확진자수 육박

2020.02.23 17:44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환자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사태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으며 지금부터 며칠이 매우 중요한 고비"라며 "정부와 지자체, 방역 당국과 의료진, 나아가 지역 주민과 전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총력 대응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규모로 일어나는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기존의 질병관리본부 중심의 방역체계와 중수본 체제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범부처 대응과 중앙 정부-지자체의 지원 체계를 한층 강화해 총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앞서 22일에는 대한감염학회와 한국역학회 등 의학단체들은 범의학계 기자간담회를 열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올리고 피해 최소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경계' 수준의 방역 태세만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위기경보를 올리는 데 계속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면 사실상 '코로나19 오염국가'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올라가면 항공기 운항, 대중교통 운행 제한 등도 가능해지고 이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과 침체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담에도 위기경보 격상을 결정한 것은 결국 여러 외부 요인과 영향 등은 차치하고 코로나19 사태가 더는 악화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달 17일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신천지 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환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앞으로 정부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보고 역량을 투입해 이를 막아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오후 5시 현재 전국 코로나 환자는 602명, 사망자는 5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의 1단계에서 2단계로 조정하는 등 해외 국가에서 국내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점도 상향 결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신종 감염병의 위기경보는 '발생 및 유행'(관심), '국내 유입'(주의), '제한적 전파'(경계),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위기경보를 '경계'로 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신종 인플루엔자 때에는 질병이 유입된 지 약 6개월 만에 '심각' 단계까지 간 일이 있다. 심각 단계가 발령 나면 휴교령이나 집단행사 금지를 강제할 수 있는 등 초고 수준의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날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을 최대한 막고 확진자들을 완치하는 데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특히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와 경북 청도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지역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병상과 인력, 장비, 방역 물품 등 모든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로 바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병상, 인력, 장비, 방역 물품 등을 전폭 지원하는 체제로 바꾸고 포화상태에 이른 대구 지역의 의료능력을 보강하고 지원하는 조치도 신속히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특별관리지역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총동원해 주기 바란다"며 “대구시민들이 일상으로 하루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사회경제적 피해 지원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존스홉킨스대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센터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환자 수(602명)는 중국 외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확진 환자를 배출한 일본 크루즈선(634명)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진단 검사 중인 사례가 6000건 점을 고려하면 환자 수는 더 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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