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뒤틀린 신경 키워 성장 발판으로 삼다

2020.02.22 10:05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0일 동글동글한 구체 사이로 굽은 가지가 이리저리 뒤엉켜 있는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아래 까맣고 동그란 구체는 암세포고 가지들은 인간의 신경세포다. 신경이 암세포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암세포가 불러모은 뉴런들이다. 모란 아미트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 두경부외과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가 특정 뉴런을 주변에 빠르게 키우는 방법으로 성장해나간다고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암에서 ‘TP53’이라는 유전자가 돌연변이인 경우가 많다는데 주목했다. TP53은 암 억제 단백질인 ‘p53’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대장암에선 암세포 중 60%가, 난소암에선 95%가 이 유전자가 비활성화되는 등 돌연변이를 보인다.

 

연구팀은 TP53의 역할을 찾아내기 위해 위해 TP53을 제거한 쥐에서 얻은 구강암세포와 암 환자의 구강암 검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 p53을 갖는 세포 주변에 새롭게 만들어진 뉴런의 수가 많음을 발견했다. 뉴런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쥐는 빨리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런을 만드는 이유는 마이크로RNA의 차이 때문이었다. 돌연변이 p53을 갖는 암은 암 억제제의 일종인 ‘miR-34a’라는 마이크로RNA가 나오지 않았다. 이 차이로 인해 뉴런이 암세포 주변에서 쉽게 성장할뿐더러 뉴런 대부분을 아드레날린성 신경으로 바꿨다. 이 신경은 아드레날린을 주로 뿜기 때문에 주변 암세포를 자극해 암 조직의 성장을 돕는다.

 

연구팀은 이같은 발견을 토대로 신경 밀도가 암 예측의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팀은 암세포가 아드레날린성 신경을 이용하는 만큼 이 신경을 억제하는 특성을 갖는 고혈압 치료제 ‘카베딜롤’을 생쥐에게 투입했다. 그 결과 생쥐의 종양이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아미트 교수는 “뉴런은 우리가 일생 생활에서 하는 모든 일을 통제한다”며 “뉴런은 인간의 자발적 기능과 비자발적 기능을 모두 조종하는 만큼 암에 관여하는 것 또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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