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운반하는 '초소형로봇' 망가진 무릎 고쳤다

2020.02.16 14:12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이 개발한 초소형 로봇 ′스템셀 네비게이터′가 작은 병 속에 담겨 떠다니는 모습이다. 연구팀은 최근 이 로봇을 활용해 토끼의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이 개발한 초소형 로봇 '스템셀 네비게이터'가 작은 병 속에 담겨 떠다니는 모습이다. 연구팀은 최근 이 로봇을 활용해 토끼의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인체 재생에 사용되는 성체줄기세포를 실어나르는 초소형 로봇을 개발해 망가진 무릎 연골 상처를 고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줄기세포를 실은 로봇을 주사로 주입하는 방식이어서 시술이 어렵지 않고 치료에 부담감이 적어 줄기세포 치료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과 바이오트 코리아, 전남대병원 연구팀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로봇 ‘스템셀 네비게이터’를 이용해 토끼의 손상된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손상되는 무릎 연골을 치료하는 데 세포 치료가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환자에게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나 연골세포 같은 자가유래세포를 무릎을 열고 연골 부위에 골고루 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세포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무릎 연골 속 깊은 곳에 숨겨진 상처 부위를 찾아가지 못하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세포를 많이 넣어야 효과를 볼 뿐 아니라 무릎을 절개해야하는 문제도 있다.

 

연구팀은  지름 35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의 몸속에서 녹는 구조체에 동물 골수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를 담은 스템셀 네비게이터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자성을 띠는 입자를 달아 외부 자기장을 조작해 몸속에서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흡사 종이 위에 철가루를 뿌려 놓고 종이 아래에 자석을 대고 이리저리 철가루를 움직이게 하는 원리와 같다. 

이 로봇은 크기가 작아 주사기를 통해 무릎에 주입할 수 있다. 자기장을 주는대로 상처 부위 가까이 이동한 다음 로봇이 녹으면 안에 있던 치료용 줄기세포가 상처를 치유하는 원리다.

 

로봇을 토끼 무릎에 주입한 후 전자기 유도장치를 통해 이동시킨다(왼쪽 위). 이후 고정장치에서 나오는 자기장이 로봇을 상처 부위에 계속 머무르도록 한다(왼쪽 아래). 자기장으로 유도하지 않으면 로봇이 곳곳에 퍼지나 자기장으로 유도하면 로봇이 한 곳에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로봇을 토끼 무릎에 주입한 후 전자기 유도장치를 통해 이동시킨다(왼쪽 위). 이후 고정장치에서 나오는 자기장이 로봇을 상처 부위에 계속 머무르도록 한다(왼쪽 아래). 자기장으로 유도하지 않으면 로봇이 곳곳에 퍼지나 자기장으로 유도하면 로봇이 한 곳에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토끼의 무릎 연골을 손상시킨 다음 로봇을 주입하고 3주 동안 치료 경과를 지켜봤다. 로봇을 단순히 주입만 한 뒤 살펴본 결과에서는 연골의 치료 정도를 나타내는 콜라겐2 단백질이 로봇을 주입하지 않은 손상된 연골에 비해 1.5배 늘어났다. 반면 자기장을 가해 로봇을 상처 부위에 직접 보낸 다음 측정한 결과에서는 콜라겐2 단백질이 2배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장이 로봇을 조종해 손상된 연골 부위에 더 정확히 보내 치료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구 1저자인 고광준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연구원은 “실험실 수준에서 머물렀던 마이크로의료로봇 연구들과 달리 생체 내 질환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준 첫 사례”라며 “무릎 연골재생 뿐 아니라 다른 질환 치료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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