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자 "코로나19 잠복기 14일보다 길 수 있어…WHO 정보 업데이트 느리다"

2020.02.14 10:08
트레버 베드포드 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 연구원(미국 워싱턴대 역학과 교수)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총회에서 코비드 19 바이러스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시애틀=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트레버 베드포드 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 연구원(미국 워싱턴대 역학과 교수)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총회에서 코비드 19 바이러스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시애틀=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코비드19(COVID-19·코로나19)의 기본적인 잠복기는 5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잠복기가 (14일보다) 더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레버 베드포드 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 연구원(미국 워싱턴대 역학과 교수)은 1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총회에서 ‘잠복기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는데 여기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잠복기는 병원미생물이 사람 또는 동물의 몸 속에 침입해 발병할 때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침입한 시점이 아닌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이 기준이 된다. 증상이 나타난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른 감염일을 추정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코비드 19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12.5일이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례를 고려해 최대 14일로 잠복기를 설정했다. 중간값은 5~6일이다. 국내 보건당국도 이런 WHO 발표에 따라 코비드 19의 잠복기를 최장 14일로 설정해 방역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28번 확진 환자가 17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으며 잠복기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도 잠복기가 14일을 넘는 의심 사례들이 발견됐다. 중국에서 코비드 19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24일이라는 논문이 발표되며 잠복기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베드포드 연구원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시애틀=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베드포드 연구원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시애틀=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베드포드 연구원은 이날 AAAS 연차총회에서 코비드 19 바이러스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며 잠복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현재 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힌 최대 잠복기인 14일보다 더 긴 잠복기 사례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WHO나 미국 CDC가 밝힌 잠복기를 신뢰한다"면서도 "하지만 WHO나 미국 CDC에 새로운 연구내용들이 바로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베드포드 연구원은 “무증상 감염은 여전히 ‘미결 문제(Open Question)’”라며 “WHO도 20%의 환자만 심각한 증상을 겪고 나머지 80%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항간에 떠돌았던 코비드 19의 유전정보 데이터가 에이즈바이러스(HIV)와 닮았으며 인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관련 내용은 (생물학과 의학 분야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올라온 것”이라며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 ‘증거가 전혀없다(Zero Evidence)’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을 연구하는 진화생물학자로 현재 코비드 19 바이러스를 연구 중이다. 그는 사람에게서 발견된 코비드 19 바이러스 27개를 분석해 바이러스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단 한 차례 옮겨갔다는 사실을 밝혔다. 바이러스간 유전암호 차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사람과 동물 간 바이러스 전염이 여러 차례 발생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뱀, 밍크, 사향고양이, 천산갑 등 다양한 동물이 중간 숙주 후보군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뱀은 중간 숙주 후보군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드포드 연구원은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동물을 통해 사람으로 전달됐다”며 “뱀은 중간 숙주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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