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기준 변경인가 재확산 전조일까…"코로나19 종료 아직 일러"

2020.02.14 00:05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관련 첫 긴급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EPA 제공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에서 확산 속도가 주춤하고 있는 것을 보아 현재 안정화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EPA 제공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비드19(COVID-19·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에서 확산 속도가 주춤하고 있는 것을 보아 현재 안정화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 공중보건 비상사태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사무관 역시 "바이러스 유행이 정확히 언제 끝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중국에서 대규모로 공중 보건을 운영하는 덕분에 코로나19가 점차 잦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WHO의 도움말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사정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중국내 확진 환자가 하루새 1만4840명, 사망자가 254명 늘었다.  사망자는 매일 100명 안팎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때문에 13일 오후 5시 현재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6만379명, 사망자는 1369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진정세에 있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후베이성 내 감염자 수, 사망자 수가 갑자기 폭증한 이유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달리 임상 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진단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기존 의심환자에 대해 다시 관찰하고 진단한 결과 확진 사례가 급증했다"고 해명했다. 전날까지는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했지만, 12일부터는 감염자 접촉 여부와 상관없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백혈구가 정상 수치 이하인 경우 등에 대해서도 확진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2일에 발생한 신규 감염자 1만4840명 중 1만3332명이 이런 식으로 새로운 진단 방법에 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새롭게 발생한 수는 1508명이라고 밝혔다.

우한에서도 12일에 발생한 신규 감염자 수는 1만3436명이지만, 이들 중 1만2364명이 새 진단방법 때문에 결과가 다시 나왔다고 밝혔다.

 

12일 하루동안 후베이성 내 감염자 10배 급증

 

중국보건위원회 제공
중국국가보건위원회 제공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확산세가 꺾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내 지역들에서는 신규 감염자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해온 패턴을 토대로 수리모델을 개발해, 이달 중순부터 하순 사이 정점에 도달했다가 이후 극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 시안자오퉁-리버풀대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수리모델을 통해 이달 23일에는 중국 내 신규 감염자 수가 0에 가까울 만큼 잦아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흡기질환 전문가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도 12일 현지 매체를 통해 "현 추세를 유지하면 2월 말 절정기를 지나 4월 전에 종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정의를 고쳐 신규 감염자 수를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중국이 인위적으로 수치를 감췄다는 의혹도 있다. 알렉스 람 홍콩 빈과일보 수석기자는 본인의 트위터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지난 7일 최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정의를 바꿨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에서 감염 확인이 됐어도 증상이 없는 감염자에게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확진한다'고 적혀 있다. 만약 무증상 감염자라면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WHO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가이드라인과도 어긋난다. WHO에서는 임상 증상 여부에 관계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 확진한다고 돼 있다.

 

람 수석기자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고치면서, 중국 내 각 성이 발표하는 신규 감염자가 줄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며칠 간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든 이유는 무증상 감염자를 제외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종결할 때까지 방역 힘써야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서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하지만 코로나19 종료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화하고 있는 현상에 방역이 소홀해지면 오히려 감염자 수가 또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존 에드먼즈 런던위생및열대의과대학 감염병역학과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전염성이 언제 최고점을 치고 감소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과 접촉했고, 그 접촉한 사람들은 현재 최대 14일간 자가격리 중"이라며 "잠복기간 동안 추가 환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에서 여전히 감염자 수가 늘고 있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있기 때문에 이들 중 감염자가 발생해 지역사회에서 전파시킬 우려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며칠 신규 감염자 수가 줄었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규 감염자 수가 줄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이에 따른 안일함이 오히려 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을 지키고 국가적으로는 감염자를 격리시키고 철저히 방역하는 등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바이러스는 숙주를 감염시키지 못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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